전통과 문화는 ‘박제(剝製)’가 아니다. 국립창극단과 국립무용단 등 국립극장의 전속단체들이 펼치는 전통에는 과거뿐만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함께 담아내고 있다. 그런 탓에 이들 단체의 공연에는 매진 사례가 많으며, 유독 10~30대 관람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이제는 그 누구도 ‘국립극장 무용론’을 외치지 않는다. 그렇다. ‘전통’은 미래 세대들이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어야 하며, 예술단과 극장의 역할은 이와 같은 것이다. 새로운 경기천년을 준비해야 할 이 시기에 경기도문화의전당과 경기도립예술단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됐다.
경기도는 2016년 공공기관경영합리화의 하나로 ‘경기도문화의전당 폐지’, ‘경기도립예술단 분산배치’를 추진한 적이 있다. 당시 우리 노조가 주최한 토론회에서는 대표적 문화예술경영자인 이종덕 석좌교수를 비롯한 많은 전문가들은 용역보고서가 △극장(전당)과 예술단의 필연적 관계 등을 고려하지 않은 비현실적인 것이고, △문화융성에 대한 몰이해(沒理解)에서 출발한 것이며 △오히려 경기도의 적극적 문화융성 정책 시행 등을 주장하였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기류가 또 감지되었다. 1천300만 경기도민의 ‘저녁이 있는 삶’과 ‘문화융성’은 없고 ‘폐지’니 ‘분산’ 등 부정적인 단어만 앞서 나오니 경기도의 문화와 전통이 과연 천년 뒤에도 살아 있을까 걱정이다. 이제 곧 경기도문화의전당이 새로운 사장 선임절차에 들어간다.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다. 극장폐지 위기를 단숨에 바꾼 사례가 있고, 소속 예술단을 새로운 방향으로 경영하여 검증받은 전문가는 많다.
성공의 사례를 정확히 분석해 넓은 인재풀 범위를 만들었으면 한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의 360명 예술노동자들은 불편부당(不偏不黨) 하지 않은 사장, 예술경영 전문가로서 공공극장 운영으로 검증받은 자를 원한다. 벌써부터 누구 측근, 낙하산 인사가 거론되고 있으며, 줄서기를 하고 있다는 등의 소리는 이제 정말 지겹다. 경기도는 언제까지 ‘문화융성 없는 경기도’를 방치할 것인가? ‘저녁이 있는 삶’에 있어 ‘문화융성’은 필연적이다. 그 첫 단추를 잘 꿰길 바란다.
김명준 경기도문화의전당 노동조합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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