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의 귀환 “의회정치 망치는 양당 갑질체제 무너뜨리겠다”

“민주당, 대통령 앵무새… 한국당, 반성은 커녕 막말·시비”
“독일식 연합정치로 복지국가·강력한 시장경제 이뤄야”

▲ 인사하는 손학규 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및 전국청년위원장 선출대회에서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손학규 후보(가운데)가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사하는 손학규 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및 전국청년위원장 선출대회에서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손학규 후보(가운데)가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2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싸잡아 비판하며 제2야당 대표로 정치권 전면에 나섰다.

 

거대 양당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은 129석의 민주당과 112석의 한국당 사이에서 30석의 바른미래당의 존재감을 높이려는 의도로 여겨지나 당내외 과제가 만만치 않아 험로가 예상된다.

 

손 전 지사는 이날 실시된 전당대회에서 신임 대표로 선출된 뒤 수락연설을 통해 “지금 한국 정치에는 여의도의 입구를 지키고 있는 큰 곰 두 마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의 인기에 영합해 눈치만 보고 거수기와 앵무새 노릇에 앞장서는 민주당, 아직도 반성은 커녕 틈만 나면 막말과 시비만 하는 한국당, 바로 이 두 수구적 거대양당이 한국의 의회정치를 망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특히 “한국 정치를 어지럽히는 이 두 정당과 온 힘을 다해 맞서 싸워야 한다. 지금 민심은 다음 총선에서 이 두 정당을 심판하는 것”이라며 “바로 이 순간부터 우공이산의 심정으로 무능과 독선의 제왕적 대통령, 그리고 갑질 양당체제를 무너뜨리는데 저를 바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촛불정신은 패권정치의 부정이고 국민주권의 실현이었으나 지금 패권정치의 유령이 나라를 뒤덮고 있다”며 “경제가 파탄이고 실업자가 길거리를 메우는데 대통령은 올바른 경제정책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여당 대표는 20년 장기집권을 공언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손 대표는 “지금의 문재인 정부가 하는 모습을 보면 딱 한 가지 말이 떠오른다. 교각살우”라면서 “고통 받는 국민 앞에서 그래도 우리는 ‘우리 길을 가겠다’는 대통령 갑질, 청와대 갑질, 여당 갑질을 막지 못하면 국민이 죽고 민생이 죽는다”고 강력 성토했다. 또한 “대통령과 정부, 여당은 나만 옳다는 오만과 독선으로 국민을 갈래갈래 찢어놓고 있다”며 “이제 상하, 빈부갈등도 모자라 을을갈등이 시작되고 있다. 한 쪽을 살린다며 또 한 쪽을 죽이는 것이 무슨 개혁이며, 혁신이냐, 이게 적폐청산이냐”며 연설의 상당부분을 문재인 정부 비판에 할애했다.

 

손 대표는 “협치의 제도화가 필요하다. 다당제가 현실이 된 지금 여소야대의 난국을 극복하고 국민을 통합하기 위해서는 유럽식의 합의제 민주주의가 필요한 것”이라면서 “독일식의 연합정치로 복지국가와 강력한 경쟁력을 갖는 시장경제를 함께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유권자의 대표성을 확보하고 지역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도 주장했다. 교섭단체이지만 거대 양당과 맞서야 상황 손 대표의 이같은 목표가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여야는 일단 손 대표의 ‘협치’ 강조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상생과 협치는 정치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가장 큰 열망이다”면서 “엄중한 책임감 속에 시작하는 새 지도부가, 당면한 과제들을 현명하게 풀어내 믿음직한 야당, 신뢰감주는 정치 동반자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도 “바른미래당이 신임지도부 출범으로 국민에게 희망을 제시하는 혁신의 길, 정부와 집권여당의 독주를 막고 견제하는 제대로 된 야당으로 함께 협력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재민·정금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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