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폭력·편애에 못이겨…” 학생 4명 기숙사 이탈까지
해당 감독 “차별 사실무근”
화성의 한 고등학교 배구부 학생들이 감독과의 불화로 기숙사를 집단 이탈하는 등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더욱이 학생 집단 이탈에 앞서 다른 배구부 학생은 기숙사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위한 수면유도제를 복용하는 사건까지 발생했지만 학교 측은 대책 마련은커녕 은폐에만 급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일 화성 S 고교와 학부모 등에 따르면 이 학교 배구부 A군(3학년)ㆍB군(2학년)ㆍC군(1학년)ㆍD군(1학년) 등 4명은 지난달 3일 새벽 1시30분께 배구부 기숙사를 무단 이탈했다. 이들은 학교에서 4㎞ 정도 떨어진 마도면 소재지 모텔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버스와 전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평택역으로 이동, PC방에 있다 부모들에게 발견됐다.
A군 등은 부모들에게 지난해 10월 부임한 P 감독의 언어폭력과 편애 때문에 무단이탈을 결심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D군은 “평소 감독이 좋아하는 학생들이 정해져 있고 ‘OOO는 아들이다’, ‘1번은 누구고 2번은 누구다’ 등의 말이 배구부에서 공공연하게 나돈다”며 “싫어하는 애들이 실수하면 ‘너는 운동할 자격이 없다’, ‘벽 보고 서 있어라’ 등의 폭언을 일삼았다”고 말했다.
앞서 배구부 3학년인 E군은 지난 4월 기숙사 방에서 수면유도제 수 알을 복용했으며 수차례 정신과 상담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E군 부모는 “아이가 감독 욕을 하다 걸려 불화가 있었다. 때문에 연습이나 출전에 소외를 받았다. 여러 문제 때문에 아이가 약을 먹고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D군 부모는 “제자들에게 언어폭력을 일삼고 편애하는 교육자가 이 세상에 어디 있냐”며 “교육 당국과 학교 측은 진상조사를 거쳐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P 감독은 “평소 학생들을 편애하거나 경기출전권을 두고 차별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며 “감독에게 불만을 갖고 있는 일부 학부모들의 억측에 불과하며 사실 관계 확인 후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박수철ㆍ홍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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