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의 이름으로
나무보다 더 단단한나무가 되고 싶었다
아주 연한 잎사귀와
가늘고 붉었던 뿌리의 시간들을 기억한다
긴 가뭄 속, 대지를 뜨겁게 달구는 땡볕 속에서도
직립의 길을 향해 당당하게 뻗어가는 곧은 줄기
풀에게 허락된 성장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천둥번개와 비바람의 골짜기를 거슬러
슬픔의 강물로 천지를 흐르던 눅진한 상처들과
고통스런 인내의 담금질로 단련된 외줄기 집념
그 파란만장의 시간을 건너온 지금
총구도 아니고
칼자루도 아닌
지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든든한
민중의 지팡이가 된 그대
명아주 풀은 이제 눈부신 명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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