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취임하면서 의회와의 ‘협치’를 강조했다. 나는 협치를 넘어서는 ‘공존’을 제시했다. 협치는 서로의 뜻이 맞지 않을 때 갈등을 겪다가 등을 돌리면 그만이다. 그러나 공존은 홀로 설 수 없다. 뒤돌아서면 공멸의 길이 놓여 있다. 어떻게든 하나의 접점을 찾고자 노력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경기도의회가 거대 여당인데다 경기도지사도 같은 당이다. 나는 도지사와의 첫 만남에서 의원을 존중하고 의회를 존중해 달라고 부탁했다. 의회와 집행부가 각자의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며 공존의 정신으로 함께할 때 도민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공존은 평화의 정신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은 지금 새로운 평화와 번영의 큰 틀을 짜고 있다. 427 판문점 선언에 이어 평양공동선언까지 국제관계의 질서를 존중하면서 ‘외교는 예술’이라는 말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지난 70년 동안 헤어져 살았기에 그 시간을 부정하면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 공존의 지혜가 평화로운 세상을 앞당기고 있다.
경기도의회는 공존의 관점에서 새로운 희망을 본다. 전국 17개 광역의회가 연대하여 진정한 지방자치와 분권의 시대를 향해 가고 있다. 중앙에 집중된 권한을 연대의 힘으로 풀어서 법적, 제도적 개선을 이루고자 한다. 집행부에 편중된 인사권을 비롯해 의회에 필요한 권한을 되찾고자 한다. 지역 주민을 위한 진정한 자치분권시대를 열망한다.
인천시의회 이용범 의장과는 평화의 뱃길을 논의했다. 지난 평양정상회담에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 연결 내용이 담겼다. 이러한 육상 경로 못지않게 해상 경로가 중요하다. 경기도에서 유일한 평택항이 국내 3대 물류항으로 급부상한 경우만 봐도 알 수 있다. 평택에서 파주까지 142㎞의 연안이 뱃길로 이어지고, 나아가 장산곶까지 이어지는 경기만의 가치가 발현되기를 바란다.
또한 남북공동 유해발굴을 위해 철원의 화살머리고지 지뢰제거 작업이 시작됐다. 강원도의회 한금석 의장은 역사상 경제중심 역할을 했던 철원이 남북 분단으로 쇠락한 것을 안타까워했다. 이웃한 연천은 구석기 문화의 대표도시로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그런데 남북 분단 이후 경기도에서 가장 인구가 적은 도시로 전락했다. 따라서 철원과 연천을 공동 개발하는 구상을 하고 광역의회 간 MOU 체결을 준비 중이다.
공존은 함께 존재하는 것이다. 가정은 사랑으로 공존하고, 지방의회와 지방정부는 존중으로 공존하고, 중앙과 지방은 분권으로 공존하며, 남북은 평화로 공존해야 지속 가능한 행복이 열린다. 공존은 시대정신이며, 시대요구다.
송한준 경기도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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