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동안 서로 등지며 앙숙처럼 살았던 한 마을이 대화를 통해 앙금을 풀고 모처럼 환한 웃음꽃을 피웠다.
화제의 마을은 포천시 군내면 상성북1리. 마을회와 노인회 간의 갈등과 반목은 5년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장들이 중심이 된 마을회와 어르신들의 모임인 노인회가 경로당과 회관사용 문제로 갈등을 빚기 시작했다. 이후 서로 주장만 난무하다 급기야 몸싸움으로 번지면서 고소 고발사건으로 얼룩졌다. 서로 상처를 입으면서 갈등의 골은 갈수록 깊어져 대화는커녕 얼굴조차 마주치지 않는 등 서로 물고 뜯는 흉흉한 마을로 변질해 마을은 두 쪽으로 갈라지고 말았다.
그러나 올해 면장으로 부임한 이병현 면장은 지난 3월부터 마을회와 노인회를 수십 차례 방문해 소통과 화합을 주문하며 대화를 시도했다. 또한, 면에서는 양측의 요구 사항을 모두 수용하기로 하면서 결국 지난 20일 토론회를 통해 전격 화해했다. 노인회와 마을회 대표 등은 화합을 이야기하면서 깊은 포옹과 약수를 나눴다. 그리고 어느 때보다 즐거운 식사를 하며 화해의 술잔이 도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마무리됐다.
이병현 면장은 “역지사지와 결자해지의 입장에서 통 큰 합의를 해준 노인회와 마을회 관계자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골이 깊은 만큼 꾸준히 서로 이해하도록 노력해 화합된 마을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포천=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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