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단상] 슈뢰더 前 독일총리와 통일 위한 지방정부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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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5일 안산시 대표단은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된 유럽연합(EU) 투자설명회에 다녀왔다. 설명회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주관한 행사로 문재인 대통령의 유럽 순방에 맞춰 진행됐다. 안산시는 이 자리에서 대부도 관광자원의 매력과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 적극 홍보했고 그 결과 스웨덴 마리나 전문 그룹인 ‘SF-마리나’와 총 1천억 원 규모의 투자양해각서 체결이라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이어 지중해 최고의 해양관광도시인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방문, ‘SF-마리나’가 건설하고 ‘원-오션스(One Oceans)’가 운영하는 마리나 시설을 둘러보며 대부도 방아머리 마리나 항만 조성 등 해양레저 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정책들을 점검했다.

다음 일정은 독일 아헨특구시였다. 이곳은 독일의 엠아이티(MIT)라 불리는 ‘아헨공과대학교’가 있고 미국의 실리콘 밸리와 같이 산학협력이 활발히 이뤄지는 도시로 독일의 4차 산업혁명 정책인 ‘인더스트리4.0(Industry4.0)’을 이끄는 혁신도시로 꼽힌다.

이곳에서 우리는 두 도시의 경제교류라는 큰 틀에 합의하고 안산시 기업과 아헨시 소재 연구기관과의 기술 교류 및 아헨시 우수 연구기관의 안산시 유치 그리고 지속가능한 교류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으며, 이의 원활한 진행을 위한 ‘우호도시 업무협약(MOU)’ 체결에 대해서도 뜻을 함께했다.

무엇보다 독일 방문을 통해 얻은 또 다른 성과는 바로 슈뢰더 전 독일 총리와의 만남이었다. 슈뢰더 전 총리는 독일의 개혁과 혁신을 이끌었던 대표적인 리더로 독일 경제를 부활시키기 위한 ‘아젠더 2010’과 노동개혁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하르츠 개혁’ 등을 성공시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슈뢰더 전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이 긴장 완화 정책을 추진해 한반도 상황을 유리한 국면으로 잘 이끌고 있다”고 평가하며 “지방정부의 정책도 이런 맥락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 정책에 맞춰 지자체도 북한과 적극적으로 교류해야 한다는 의미로 적극 공감이 가는 내용이다.

이어 그는 “독일도 민간인들이 만나는 과정을 통해 결국 통일을 이뤘다. 통일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라 관계 개선을 위한 시도가 오랜 기간 지속돼야 가능한 것”이며 “북미관계가 좋아지면 남한에도 유리한 여건이 조성되고 세계정세가 한반도 통일에 집중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북한 도시와의 자매결연, 즉 지방정부간 협력이 통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했다.

나도 같은 생각이다. 그래서 안산시는 북한과의 우호관계를 위해 남북교류협력기금 설치, 관련 조례 제정 등을 준비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안산스마트허브 내 여러 기업체들과 북한 개성공단 노동자 사이의 교류를 추진할 계획이며, 안산지역 학생들의 금강산 수학여행도 고려하고 있다.

대화를 마칠 즈음 슈뢰더 전 총리와 공동으로 바라는 꿈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은 이미 ‘분단’이라는 공통의 역사를 갖고 있는 한국과 독일이 이후 ‘통일’이라는 또 다른 공통의 역사를 갖게 되는 꿈이었다. 우리는 서로 이를 위해 나는 자치단체장으로서 슈뢰더 전 총리는 역사의 길을 먼저 경험한 선배 조언자로서,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기로 약속했다.

이는 한반도 통일과 세계 평화라는 인류사적 과제에 크게 공헌하는 일이라는 믿음이다.

윤화섭 안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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