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빛살무늬로 날다 -불나방-

▲ 울산 울주 온양읍 출생.  수필 등단.  시 등단. 문집 , 시집 ,
가로등불 아래

우리들의 신세계가 열린다

밤이 짙을수록

날개옷은 더욱 찬란하고

우리들의 몸짓은

결 고운 빛살무늬가 되지

그래서 우리

어두운 곳에서 눈치 보는 비열함을 거부한 채

불길 두려워하지 않는

최대치의 삶을 향해 이렇게

신명난 오늘을 날고 있지

화끈하고 짧게

촌음을 쪼개어 사노라면

이웃을 미워할 여유가 없지

내일을 걱정할 여유도 없지

우리 다만

번데기의 고독을 짚어

나방으로 몸 떨고 있을 뿐

세월 한 자락 피어내는

빛살무늬로 날고 있을 뿐.

 

서금자

울산 울주 온양읍 출생. <수필시대> 수필 등단. <한국문인> 시 등단. 문집 <아침을 열며>, 시집<숨결, 바람꽃으로 피다>, <나팔꽃 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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