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축제에 ‘펑펑’… 시흥시, 주민참여예산 논란

18개 동사무소에 2억씩 배정, 대부분 문화행사비 실효성 의문
시의회 “꼭 필요한 곳에 지원, 낭비 막아야”… 차등 지급 목소리

시흥시가 매년 각 동사무소에 2억 원의 예산을 지급해 이를 마을 주민들이 필요한 사업에 사용토록하는 주민참여예산을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이 예산이 축제성 행사에 사용돼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대안이 요구되고 있다.

25일 시흥시에 따르면 시는 2012년 조례개정 후 주민들의 참여를 통해 주민참여예산을 운영, 매년 2억원씩 각 동사무소에 예산을 배정하고 각 동사무소는 사업제안, 사업검토, 주민투표, 실행단계를 거쳐 사업을 선정해 추진해 오고 있다. 올해 역시 18개 동에 36억원을 배정했다.

하지만 일부 동사무소들이 주민들의 불편사항을 해소하는 차원의 예산사용 외에 축제사 행사용으로 일부 예산을 사용하면서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표적인 행사성 축제로는 배곧동의 배곧 버스킹 패스티벌과 배곧동 탄생 1주년 축제가 있다. 지난해 입주한 배곧신도시의 경우 모든 기반시설이 완비돼 필요경비가 없는 상황에서 2억 원 전부를 축제예산으로 편성함으로써 전형적인 예산낭비의 예로 꼽힌다.

또 올해 대야동의 ‘쉼표하나, 대야역 힐링콘서트’는 대야역을 이용하는 주민들에게 힐링 및 정주의식 함양을 위해 2천200만 원의 예산을 사용할 계획이며, 신천동 문화프로그램은 음악회와 어린이행사ㆍ애견축제에 5천만 원을, 은행동 은행골문화프로그램은 주민들의 문화향유를 확대하기 위한 작은음악회로 3천만 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매화동 주민 및 청소년을 위한 한마음축제(3천600만 원) ▲정왕본동 정왕골축제(3천만 원) ▲정왕2동 옥구천 힐링콘서트(2천만 원) ▲연성동 연성문화 한마당 잔치(3천만 원)도 행사성 축제로 꼽힌다.

뿐만 아니라 시는 18개 동별로 음악회인 행복바라지(뜨락콘서트) 예산으로 1천만 원 내외를 별도 지급하고 있다.

사업이 없는 동은 대부분 축제나 콘서트, 문화행사라는 명목으로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사업의 시급성, 필요성에 따라 주민참여 예산의 차등 지급 등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흥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위원장 송미희)는 최근 각종 문화행사 및 축제 개최와 관련해 동사무소 관계자들과의 간담회를 갖고 “동별 유사한 소규모 행사는 폐지하고 특화된 대표 축제·행사 위주로 개최함으로써 행정력 및 예산 낭비를 방지하고 많은 시민이 참여하는 양질의 축제·행사가 될 수 있도록 관계부서와 함께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동별로 균등하게 예산을 배분하다보니 일부 지역에서 사업비 외에 남은 예산을 사용하기 위해 행사나 축제예산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오는 2020년부터는 꼭 필요한 예산만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흥=이성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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