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벤치

기다림을 안고 태어난 공원 한적한 곳에서

먼저 온 누구에게나 쉬어감을 내주고 있다

어느 날은 뜨거운 연인들이 떠날 때까지

민망했던 적도 여러 번 있었지만

오늘은 만남을 주선하지 못해 미안한 오후

기다림에 지쳐 속옷처럼 내비치는 쓸쓸함을

안고 빗속으로 떠나는 여인

가을도 울며 저만치 가고 있다

낙엽만 들락거릴 뿐 끝나지 않은 기다림의 벤치

늘쌍 가족의 귀가를 기다리던 어머니 모습

월간 국보문학 시 부문 신인상 수상, 한국국보문인협회 정회원.

박래봉

월간 국보문학 시 부문 신인상 수상, 한국국보문인협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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