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철학자인 오쇼 라즈니쉬의 글을 보면 독일에서 일어난 일로 전쟁 중에 많은 고아가 병원으로 옮겨졌다. 수주일 내에 많은 아이가 죽는 것이다. 병원에서는 전쟁고아들을 위해 모든 보살핌을 다 제공했다. 그래도 여전히 많은 아이가 죽어갔다. 그래서 정신분석가들이 그 원인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연구 결과 전쟁고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따뜻한 포옹이었다. 음식이 전부가 아니다. 예수가 “인간은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라는 말을 했다. 보이지 않는 음식, 내적인 음식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간호사들이 아이들의 방에 들어가면 5분 이상 머물며 아이들을 껴안아 주고 함께 놀도록 했다. 그러자 사망하는 아이들이 급격히 줄어들었고 건강하게 자라는 모습을 보였다.
요즘 어린이들이 일찍 스마트폰에 노출된다. 식당이나 카페 등의 공공장소에서 부모와 동행하는 아이들, 그리고 차량 안에 있는 아이들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 학교에서도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고,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이 높아지는 모습을 본다. 학생들이 친구 집에 놀러 가서 각자의 스마트폰으로 검색하고 보는 것으로 시간을 보낸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전혀 소통하지 않고 가상의 공간 소통으로 관계 맺기를 하고 있다. 권장희 놀이미디어교육센터 소장은 “스마트폰이 들려진 시대를 사는 아이들은 인류 역사상 가장 재수 없는 시기에 태어난 겁니다. 뇌가 발달하는 결정적 시기에 스마트 기기는 아이들의 뇌를 자극하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뇌 발달이 잘되지 않아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없게 됩니다”라고 말했다.
올해 9월부터 프랑스의 초등학교 학생은 학교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단말기를 집에 두거나 학교에서 전원을 끄도록 하는 것을 의무화하였다. 이런 것은 오늘날 많은 학생이 가상공간에서 관계를 맺고 현실적인 관계에서 관계 맺기가 미숙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학교 안에서 다양한 문제가 양산되고 있다. 학교폭력 행위와 혐오 발언과 감정 조절이 되지 않는 문제를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학생들이 수업 집중력도 낮아서 교사들이 수업 진행에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하고 있다.
1950년 위스콘신대학교 해리 할로우 박사의 ‘대리모 실험’에서 어떤 대리모가 어린 원숭이에게 더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실험을 했다. 실험의 내용은 대리모 역할을 하는 두 인형이 있는데, 한 인형은 어린 원숭이가 먹을 수 있는 우유병이 있지만 철사로 돼 있는 인형이고, 다른 인형은 우유병은 없지만 포근한 천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안기면 따뜻한 느낌을 주는 인형이다. 어린 원숭이는 배가 고플 때만 잠깐 철사 대리모 인형에게 가서 우유를 먹고, 나머지 시간은 전부 천으로 된 인형의 품에 꼭 안겨 있었다. 어린 원숭이에게 큰 소리를 들려줘 겁을 주는 경우에도 어린 원숭이는 천으로 된 대리모 품에 안겼다. 이 실험은 양육자와의 애착(attachment)은 욕구를 채워주는 것보다 정서적인 안정감을 주는 게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시다.
오늘날 아동 청소년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아가도록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서적 지지 체계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학생들이 학교 현장에서 서로 간 친밀도를 증진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가 제공돼야 하고, 가정에서는 정서적 친밀감을 높일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경제적인 풍요로움 속에서 정서적인 지지와 따뜻함이 없으면 학생들의 정서적 결핍과 불안감은 높아질 것이다. 학교 현장이 이런 마음과 마음의 만남의 장이 되기를 소망한다.
안해용 경기도교육청 학생위기지원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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