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디지털 전환 시대, 경기도의 기회

이연희
이연희

사회ㆍ경제적으로 격변의 시기임에 틀림없다. 온 국민이 일자리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헤엄치고 있다. 최근 K기업의 카풀(차량공유) 서비스에 대한 택시업계의 반발, 외국인만 허용하는 숙박공유 서비스, 원격의료에 대한 의료진의 반대 등 새로운 산업이나 서비스가 등장할 때마다 해당 업종에 종사하는 기득권 그룹들은 거칠게 항의한다. 당장 먹고사는 일에 어려움이 닥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에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것이리라. 그들의 행동을 십분 이해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정보화, 자동화, 지능화라는 도도한 물결을 미리 예측하고 준비하지 않은 산업계와 종사자, 그리고 정부당국이 안타깝다.

전문가들은 2019년이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DT)의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모바일·정보통신 기술에 기반을 둔 카풀서비스는 물론이고 숙박공유서비스, 소매·유통업체들의 무인·자동화 도입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콜센터 직원이 챗봇으로 대체되고 은행이나 보험창구들도 급격하게 감소할 예정이다. 2년 연속 10%대 최저임금 인상, 주52시간 근로제, 정규직화 등의 이유로 인건비 상승과 고용의 경직성이 강화되면서 기업들은 자동화를 통한 비용절감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고 소비자들은 보다 편리한 서비스에 열광한다. 이러한 변화가 ‘누구’ 에게는 위협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 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경기도가 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경기도는 우리나라 연구개발조직과 연구원의 약 삼분의 일이 종사하는 대표적 혁신지역이다. 또한 약 70조 원에 달하는 우리나라 총 연구개발투자 중 33조 원(47.6%, 2016년)에 해당하는 연구개발 활동이 지역 내에서 수행된다. 제약바이오, 반도체, 메카트로닉스, 전자정보산업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집적돼 있으며,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기반 첨단산업에 종사하는 스타트업들도 경기도로 모이고 있다. 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가(地價)와 임대료, 고급인력 수급의 용이성, 고객 및 본사와의 근접성 등의 이유로 기업부설연구소와 연구소기업들이 활동하기에 최적의 장소이기도 하다.

디지털 전환의 시대에 이러한 혁신 잠재력은 미래의 지역산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최상의 기회이다. 경기도는 강력한 과학기술혁신정책을 통해 모바일·정보통신ㆍ소프트웨어 및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 기업들이 경기도를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기술기반 스타트업들이 파트너를 만나고, 연구개발에 필요한 장비와 사무공간을 쉽게 찾을 수 있으며, 창의적 인재와 투자자들이 경기도로 찾아오게 해야 하는 것이다. 성남, 수원, 용인, 고양 등과 같은 도내 대도시들이 디지털기반의 새로운 서비스와 산업으로 활기찬 글로벌 혁신도시로 성장하도록 협력해야 한다.

2019년에는 경기도가 앞장서서 전통 제조업의 디지털화를 지원하는 것과 더불어 새로이 등장하는 신산업과 서비스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 사라지는 일자리보다 더 많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기를 희망한다.

이연희 道경제과학진흥원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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