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에선 청소년 범죄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2017년 9월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부터 최근 인천 중학생 추락사 사건 등 청소년 강력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청소년 범죄를 일반 형법에 준해 더욱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강력범죄를 일으키는 소년범들은 전체의 약 5%이지만, 이들 때문에 경미한 범죄를 일으키는 대다수의 소년범들까지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인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 가장 적합한 해결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상습적으로 가출을 하는 청소년들이 놀이터ㆍ주차장 등 어른들의 눈을 피할 수 있는 장소에 모여 음주와 흡연 뿐만 아니라, 폭행·절도 등 범죄를 저지르는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 청소년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경찰관으로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하게 된다.
경찰청에서 발표한 2018년 상반기 청소년범죄 분석에 따르면 촉법소년(14세 미만)의 범죄율이 지난해보다 7.9% 증가했고, 연령별로 살펴보면 13세의 범죄 증가율이 14.7%로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 이는 범죄에 노출된 학생들이 저연령화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소년범들은 대부분 사소한 비행행위로 시작을 해 차츰 범죄행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초기 비행단계에 적극적인 선도가 필요하다. 단순히 보여주기식 선도가 아닌, 해당 청소년의 특성에 맞는 실질적인 선도가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경찰은 자체 선도프로그램 뿐 만 아니라 청소년 전문기관에서 운영하는 사랑의 교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지정병원에서 운영하는 표준선도프로그램 등 내실 있는 선도프로그램을 경찰서 실정에 맞게 운영하고, 비행 우려 위기청소년의 적극적인 발굴 및 경찰관과의 멘토ㆍ멘티를 통해 재범과 재비행 예방을 위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청소년기는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한다. 이 시기에 청소년은 사소한 부분에서 흔들릴 수도 있으며, 진심어린 말 한마디가 청소년들의 인생에 큰 전기가 될 수도 있다.
실제 선도프로그램 운영 시 많은 비행청소년에게서 순수함을 느낄 수 있었고, 처음에는 마음을 열지 못했던 청소년들도 질책과 꾸짖음 대신 진심어린 응원과 격려로 인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상당수 경험했다.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누구 하나의 노력만으로는 현재 직면하고 있는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그리고 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청소년들에게 관심을 갖는다면 우리 청소년들이 다시 밝은 미래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서현호 의정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여성청소년계 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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