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동행

화살처럼 쏟아지는 햇살이 곳곳에 박혀

빛나는 시간

멀리 이는 파도와

새겨진 발자국을 보며 걷는다

너는

사랑하는 사이는 예절이 필요하다는 듯

영리하게

적당한 예의와 간격을 유지하며

무엇도 강요하지 않는다

흑백의 사진은 과거를 부른다

파도에 씻긴 상처

포말 같은 인연들

악다구니치고

젊다는 무기로 만용을 부리던 미숙의 시간들

과거를 끼고 오늘을 걸으니

앞설 필요도 뒤쳐져 불안할 이유도 없다

떠오르는 태양에 인사하고

묵묵히 걸을 뿐

그리고

사랑하기에 너와 함께 걷는다.

전혜진

성남 출생. <한국시학>으로 등단. 한국경기시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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