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동고리서 문화의 꽃 피우는 최승호 작가 “더불어 사는 마을은, 내 문화예술의 전부”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옛 주택 리모델링
그림·사진전시회 열어 문화 활성화 기여

▲ 최승호1

“주민과 소통 없는 문화ㆍ예술이 존재할까요. 진공 속에서 홀로 존재하는 것은 이미 문화가 아닙니다. 내가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마을’에 마음이 꽂힐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문화의 꽃을 마을에서 피워내는 사진작가이자 문화기획자인 최승호(59)의 말이다. 이 시대 생명운동의 스승으로 불리는 무위당 장일순 선생이 ‘나락 한 알 속에서 우주를 보았다’면 최승호(59)는 ‘마을’에서 삶과 문화예술의 본질을 간파해냈던 것으로 보인다.

최승호 작가는 평택에서 태어나 평택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에게 마을은 문화ㆍ예술 활동의 전부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마을 어르신 한 사람 한 사람,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한 장삼이사 모두가 문화예술의 질료이자 무대가 된다.

마을은 구체적으로 평택시 고덕면 동고리이다. 고덕면은 삼성전자가 들어서는 등 대규모 고덕국제화지구(고덕신도시)가 조성되면서 마을이 통째로 사라지고 있는 지역이다.

지난 2월 최승호 작가가 기획하고 동고리 마을회, 노인회, 부녀회, 수혜자총회 등이 공동으로 개최한 ‘정월 대보름 둥근달 축제’는 문화예술이 마을에 녹아든 것으로 의미가 남달랐다.

앞서 최 작가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동고리 주택 40여 평을 지난 2014년에 리모델링해 ‘대안문화공간 루트(Route)’로 재탄생시켜 그림전시회, 사진전시회, 작은 음악회, 문화 관련 세미나 등 지역의 문화활성화에 크게 기여해왔다.

최승호 작가는 “많은 곳에서 마을공동체사업을 하고 문화사업을 하지만 대부분 주민이 배제돼 기획자와 행정만 남아 있다”면서 “지금은 왜 예술활동을 하는가에 대한 근원적으로 물음을 던질 때”라고 말했다.

최승호 작가는 지난 연초에 열린 총회에서 경기민예총 평택지부장으로 선출됐다. 올 한해 최 작가의 활동을 기대해본다.

평택=최해영ㆍ박명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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