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구의 뜨거운 이야기

‘여름’이라는 단어하면 떠오르는 것은 숨 막힐 듯한 더위, 폭염, 연일 치솟아 경신하는 온도일 것이다. 울창한 숲,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시원하게 쏟아지는 소나기, 쩌렁쩌렁한 매미 소리 등 여름의 풍경은 어쩌면 옛날이야기가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날씨가, 기후가 변하고 있다. 이렇듯 변화무쌍한 날씨 때문에 언론에서도 이상기후에 대한 이야기들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러한 이상기후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으로 이산화탄소 증가로 인한 지구온난화를 말할 수 있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할수록 지구의 기온도 같이 상승하였다. 이산화탄소 농도는 2017년 405.5 ppm에 이르렀으며,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1990년 이후 기후 온난화에 영향을 미치는 복사 강제력의 총량은 온실가스로 인해 41% 증가했고 이산화탄소는 지난 10년간 복사강제력이 증가하는데 82% 기여했다. 지구의 기온이 상승할수록 빙하가 녹아내리고,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서 해수면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 지금, 우리 지구의 실정이다.

온실가스 농도 증가세가 현재와 같이 지속한다면, 21세기 말에는 지구 전체 평균기온의 상승폭이 3℃에서 5℃에 달할 수도 있다. 이것은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을 2℃ 이내로 유지, 나아가 1.5℃까지 제한하기로 한 파리기후변화협약의 목표를 훨씬 웃도는 수치이다.

온실가스 농도 증가에 따라 세계 각 지역에서는 하루하루 날씨 변화뿐만 아니라, 국가별, 지역별 나아가 전 세계적 차원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이 증가하고 있으며 최고기온 기록이 경신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작년 서울은 111년 관측사상 최고기온 39.6℃를 기록하였고 강원도 홍천은 114년 만에 41℃라는 우리나라 기상관측 이후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게다가 세계적으로 폭염은 일찍 시작되어 늦게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발생일수 또한 잦아지고 강도도 더 세지고 있다.

여러 기후 예측모델에 따르면, 대다수 내륙 및 해안 지역의 평균 기온은 상승하고 거주 지역에서는 폭염이 증가하며, 세계 여러 지역에서 호우가 많이 발생하는 반면 일부 지역에서는 가뭄과 강수량 부족 가능성을 예측했다. 지구 온난화 탓에 인류의 건강, 생계는 물론 안보 및 경제 성장에까지 기후와 관련된 위험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점점 심화하는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재해에 우리 모두가 경각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 3월23일은 세계 기상의 날이다. 세계기상기구 발족 10주년을 기념하고자 제정된 국제적 기념일로 1961년부터 이어져 온 뜻깊은 날이다. 세계기상의 날을 맞이하여 우리가 살고 있는 소중한 지구의 온난화 현상에 대한 관심을 뒀으면 한다. 기상청도 기상재해 감소를 위한 세계기상기구(WMO)의 제안에 맞춘 정책의 실현을 위해 더욱더 노력해 나갈 것이다.

김종석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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