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상처가 온 종일 신경을 쓰이게 하듯 아이들도 스스로를 자책하며 작은 상처를 차곡차곡 쌓아가며 하루를 보낸다.
집에서는 부모님이 걱정하실까 봐 쉽사리 이야기하기 어렵고 학교에서는 친구들과의 대화에 공감하지 못하면서 혼자가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나도 그런적이 있다’며 스스로를 꾸며내고 있다.
신학기가 되면 어떤 아이들은 ‘새학기 중후군’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새학기 증후군이란 학교에 갈 시기에 친구, 선생님 등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복통, 두통, 감기 등의 아픔을 호소하며 심한 경우에는 우울증이나 불안 증세를 보이는 적응장애를 말한다.
이 행동은 단순한 아픔을 나타내기보다는 자신의 상처를 보듬어 달라는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신학기에는 학교폭력 발생과 학생, 학부모의 상담요청이 집중되는 시기이기도 하며 ‘새학기 증후군’의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이 많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어른들과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한다. 어른들도 요즘 아이들은 우리 때랑은 달라서 대화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공감과 소통이 없는 대화 속에서 아이들에게 단순히 힘내라는 말은 때론 상처일 수 있다.
‘우리 애가 너무 착하고 아직 잘 몰라서…’, ‘너는 아직 어리니까 몰라’, ‘이 정도는 괜찮아’ 이런 말들로 아이가 받은 상처의 크기를 가늠한다는 것은 더욱 위험하다.
그래서 우리는 섣불리 아픔의 크기를 아는 척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이 위로는 커녕 또 다른 폭력일지 모른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새학기 증후군’을 보이는 아이들 중에 학교폭력의 징후를 발견했을 때는 112신고, 117상담신고, 청소년 긴급전화 1388, 학교의 학교폭력책임교사, 각 학교를 담당하고 있는 학교전담경찰관(SPO)에게 이야기해 적극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내가 더 경험이 많다는 이유로 대화의 주도권을 잡으려하거나 듣던 이야기를 끊고 일방적인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 소통의 부작용을 낳을지도 모른다.
옆에 앉아 같이 슬퍼하거나 기뻐하면서 사소한 행동에도 공감하고 귀를 기울이며 어떤 해결방법이 좋을지 함께 고민하는 자세가 아이들의 ‘새학기 증후군’을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아름 안성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경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