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엘리트스포츠의 위기를 바라보며

1982년 체육부가 발족된 후 엘리트스포츠는 각종 국제대회에서 꾸준한 성장을 이뤘다. 스포츠 강국으로 성장하는 데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생활체육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민주화운동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엘리트스포츠에 대한 정부 및 국민들의 열의와 그 중요성이 축소하면서 학원스포츠가 후퇴하기 시작했고 엘리트스포츠 진흥이 제자리걸음이거나 퇴보하는 추세에 이르렀다.

그동안 성장과정에서 많은 문제점들이 국가적 상황변화에 의해 서서히 부각되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이러한 문제점들을 살펴보면, 지연과 학연 등에 의한 파벌주의, 승리지상주의에 의한 페어플레이 정신의 실종과 심판 매수 및 승부 조작, 프로스포츠의 발달로 인한 스카우트 파동 등을 들 수 있다. 이를 분석하면 학교체육의 발전과 국가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기본 취지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대사회에서 국민의 사기를 향상시키고 국민통합의 기능을 가지고 있는 엘리트스포츠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는 없다. 즉 엘리트스포츠와 생활체육은 균형을 맞춰서 발전하여야 한다. 선진국일수록 국력에 비례한 국위를 선양하기 위하여 우수선수를 조기 발견해 그들의 육성에 여건조성을 아끼지 않고 특혜조치를 취하는 것이 오늘날 엘리트스포츠 세계의 추세다. 그러나 한국의 엘리트스포츠 정책은 단기적이거나 임기응변식의 정책을 펴왔다. 뛰어난 선수를 조기에 발굴하여 그에 맞는 여건을 조성하기보다는 선수들을 혹사시키고 승리만을 위한 기계로 만들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러한 한국의 엘리트스포츠 정책은 뛰어난 많은 선수들의 선수생명을 단축시키고 스포츠맨쉽에 벗어난 행동을 유발시키는 작용을 하였다. 또한 생활체육 발전과는 다르게 엘리트스포츠의 부정적인 면만 노출시키면서 엘리트스포츠의 필요성을 희석 키는데 한몫 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단언컨대 엘리트스포츠는 국가 경쟁력을 갖게하는 중요한 요소임은 틀림없다. 스포츠를 국가의 정세에 따른 도구로 사용하였던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 그 주체성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엘리트스포츠와 생활체육은 국민건강 및 우호증진 그리고 자아실현과 인격완성의 측면에서 그 뜻을 같이 하고 있으며 국가의 스포츠 문화를 지속적으로 발달시키기 위해서는 엘리트스포츠와 생활체육이 균형있는 발전을 통해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이루어야 한다. 이제 정부의 엘리트스포츠에 대한 지원의 축소를, 현실에 맞게 해석하여 이를 보다 발전적 방향으로 고양시키기 위한, 장기적인 연구와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으로 엘리트스포츠 위축에서 벗어나 선진국형 엘리트스포츠로 전환시켜야 한다.

안을섭 대림대 스포츠지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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