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진접읍에 2022년까지 조성 용역 발주
포천, 환경파괴 우려… “막아달라” 국민청원도
남양주시가 진접읍 부평리 일원에 대규모 가구산업단지를 조성을 추진 중인 가운데 후보지 반경 2㎞ 이내에 국립수목원과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인 광릉 숲이 있어 환경파괴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포천시 등 인근 지자체도 이 계획에 반발하면서 갈등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7일 남양주시와 포천시 등에 따르면 남양주시는 진접읍 부평리 산1-1 일원(59만㎡)을 가구단지 사업대상지로 선정하고 올해 사업을 시작, 2022년까지 1천260억 원을 들여 가구단지를 조성하고 가구 등 7개 업종을 입주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남양주시는 지난해 10월 지방행정연구원에 타당성 용역을 발주해 현재 용역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해당 사업부지는 국립수목원 및 세계문화유산 광릉 숲과 전이지역은 접해 있고, 완충지역과는 1.5㎞, 핵심지역과는 2.4㎞ 떨어져 있어 환경파괴 우려가 높다.
특히 광릉 숲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생태계 보호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지역인데다 최근 국립수목원이 30억 원을 들여 조성한 광릉 숲 산책로의 의미와 기능이 퇴색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뿐만 아니라 수입 목재에서 부화한 해충이 섞여 들어올 경우 광릉 숲이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 실제로 수입 목재에 붙어 들어온 외래해충이 주변 생태계를 파괴하는 사례가 보고된 바 있어 국립수목원에서도 이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더욱이 가구단지가 예정된 지역에서 겨울철 단속이 어려운 새벽 시간에 다이옥신이 함유된 PDF 자재를 환경오염 방지시설 없이 난로나 소각로를 통해 소각한 사례도 빈번해 광릉 숲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립수목원 관계자는 “가구단지가 조성되는 것을 막을 법적인 명분은 없지만 광릉 숲과 생물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가구단지가 들어서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실이 전해지자 지난 5일부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남양주 마석가구공단을 세계문화유산 광릉숲 옆으로 이전하는 것을 중단해주세요’라는 청원이 진행되고 있다. 해당 청원은 17일 오후 2천80여명이 동참했다.
청원인은 “세계문화유산 옆에 위험성이 있는 시설을 둔다는 것은 안전핀이 있다는 이유로 터지지 않을거라는 확신 하에 수류탄을 끌어안고 자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원점에서 재검토해 세계문화유산 광릉숲과 국립수목원을 지켜주시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가구단지 예정지가 포천시 내촌면 음영리, 마명리와 인접한 지역이어서 인근 가구단지와 상권을 다투는 갈등도 예고됐다.
포천시 관계자는 “시에는 900여 가구업체가 단지를 형성해 체계적인 가구산업 발전을 도모하고 있는데 시와 인접한 곳에 가구단지가 들어선다면 경쟁 관계로 전락해 모두가 자멸할 수밖에 없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에 대해 남양주시 관계자는 “난립한 가구업체를 한 곳으로 모아 활성화하기 위해 복합산업단지를 계획한 것”이라며 “해당 지역 주민들의 환경파괴 우려를 알고 있지만, 현재 용역이 진행 중이고 추후 행안부의 타당성 조사와 환경영향평가 등이 남아 있어 그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포천=김두현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