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관리원, 직무중심의 보수체계 개편...'직무급제' 전면 전환

한국석유관리원이 공공기관 가운데 처음으로 역할가치 중심의 직무급제로 전면 전환한다.

석유관리원은 19일 이사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의결, 다음 달 1일부터 전 직원 급여에 적용한다. 직무급제는 직원의 근속연수, 성별, 학력 등에 관계없이 ‘동일 노동, 동일 임금’이라는 원칙 하에 업무 성격과 난이도, 책임 정도 등 역할가치에 따라 급여를 결정하는 제도다.

석유관리원은 그동안 연공서열에 따른 고위직의 무분별한 임금상승 구조로, 고위직과 하급 직원 간 임금 양극화 현상이 발생했다. 손주석 석유관리원 이사장은 지난해 6월 취임 이후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제도개선 TF’를 운영하는 등 강도 높은 혁신을 단행했다. 이 가운데 하나가 연공급 위주의 경직된 보수체계를 직무중심의 합리적 보수체계로 개편하는 일이었다.

석유관리원이 도입한 직무급제는 기관의 업무특성과 인력운영 특성을 반영해 직무역할급, 직무급, 역할성과연봉으로 설계됐다. 기본적으로 직무 및 역할수준에 따라 4단계의 역할등급을 설정했으며, 이 단계에 따라 급여를 차등 적용한다. 근속연수가 아닌 역할에 따라 급여 수준이 달라지는 것이다.

또 개인별 성과, 업무 난이도와 책임 정도 등 역할에 따라 임금인상률과 성과급 지급률에 차등을 두도록 개선했다. 직무 및 역할수준의 단계가 올라가거나 개인별 업무 역할을 잘 수행해 성과를 내야만 급여가 오르게 되는 구조다.

이와 더불어 근속연수에 따라 무분별하게 임금이 오르지 않도록 직급별 급여 상한값을 설정해 연공성을 완화시키고, 최고위직의 승급가산액을 대폭 조정(50% 이하 수준)하여 하위직의 임금 개선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는 등 균형 있는 보수체계를 구축했다.

석유관리원의 이번 직무급제 전환은 90% 넘는 직원들의 동의에 따라 결정됐다.

석유관리원은 직무급제 도입에 대한 직원 반발을 극복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의 컨설팅을 통한 객관적인 문제 파악 및 해결방안 제시 ▲근로자대표와 주 1회 이상 회의를 통한 실시간 진행상황 공유 ▲본부별 근로자대표를 통한 전 직원 내용 전달 ▲본사 및 전 본부 순회 설명회 및 토론회 개최 ▲직원 의견을 수렴한 설계안 반영 등 선순환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반복해서 진행했다.

손주석 이사장은 “석유관리원의 직무급제 도입은 현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방향에 부합하고, ‘동일가치직무 동일임금’을 실현하는 첫 사례”라며 “앞으로도 기관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사회적 가치 실현의 선도 기관이 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석유관리원의 이번 직무급제 도입은 공공기관으로는 첫 번째 전면 전환 사례이다. 성남=문민석ㆍ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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