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실무사·돌봄전담사 등 지역 1천254명 파업 참여
공립학교 482곳 중 143곳 대체급식 제공 불편 속출
돌봄도 차질… “우리아이 어디에” 맞벌이부부 발동동
“빵 하나 주스 하나인데, 이걸로 양이 차겠어요? 오늘 시험이라 더 밥이 필요한데, 아직도 배가 고파요.”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총파업이 시작된 3일, 대체급식으로 빵과 주스를 받은 인천 남동구 A고등학교 3학년 최모군(18)은 다 먹은 빵과 주스의 빈 포장지를 만지작거리며 아쉬워했다.
최군은 “양이 차지 않은데 더 받을 수도 없고 밖에 나가지도 못하게 하니 답답하다”며 “매일 보던 조리원분들의 입장은 이해가 되지만 불편한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했다.
학교 급식과 초등돌봄교실 등을 맡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나선 첫날 곳곳에서 불편이 속출했다.
3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인천 지역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는 조리 실무사, 돌봄 전담사 등 39개 직군 및 청소, 경비 근로자 등 6개 특수 직군 종사자 총 9천362명 중 1천254명(13.4%)이 파업에 참여했다.
인천에서는 초등돌봄교실보다 급식 종사자의 파업 참여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총파업 참여자 중 조리실무사나 영양사, 보조인력 등 학교급식분야 노동자는 816명에 달했다.
이 때문에 공립학교 482곳 중 143곳은 대체급식을 하는 등 차질을 빚었다.
특히 붉은 수돗물 사태로 급식이 중단됐던 서구지역 학생들의 불편은 더 컸다.
인천 서구 B고등학교 3학년 황모양(18)은 “평소에도 물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데, 오늘은 점심이 빵이고 저녁도 나오지 않는다”며 “시험기간인데, 공부하려면 밥이 필요한데 도대체 얼마나 더 참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초등돌봄교실은 245곳 중 11곳이 부분운영을 하거나 아예 문을 열지 않는 등 운영에 차질을 빚었다.
이날 오후 인천 남동구 C초등학교 앞에서 만난 학부모 김모씨(39·여)는 8살 딸을 기다리며 “반차를 내고 아이를 데리러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파업 여파로 돌봄교실도 운영하지 않는다는 안내를 받았지만, 다른 곳에 아이를 맡길 형편이 안 된다”며 “오늘은 내가 반차를 내고, 내일은 남편이, 다음 날은 다시 내가 반차를 내는 식으로 아이를 맡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우개선에는 공감하지만, 우리 같은 맞벌이 부부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곳곳에서 나온 불만에도 대부분 학교에서는 학교비정규직 근로자를 이해한다는 반응도 많았다.
특히 일부 학교에서는 파업 전 미리 학생들과 비정규직 문제나 처우 개선 등에 대한 토론 수업을 통해 이해를 돕는 등 지지 움직임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한편, 인천시교육청은 학부모와 학생 불편을 줄이기 위해 비상체제를 가동하고 대응에 나섰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매일 오후 회의를 하고 실시간으로 상황을 점검해 불편을 줄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관련기사7면)
김경희·김민·이관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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