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면서] Maverick! 나다움의 삶을 사는가

김도균
김도균

죽음이란 단어는 ‘소천’, ‘죽었다’, ‘돌아가셨다’, ‘저세상에 갔다’라는 말로 표현하며 ‘생명이 없어지거나 끊어지거나 돌아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어로는 ‘die’, ‘pass away’라 해서 ‘지나간다’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죽음 앞에서 모든 사람은 겸손해지고 우리는 자신을 돌아보고 삶의 가치와 의미를 깨닫게 된다. 지난달 리서치 여행 음식 전문가인 주영욱 대표가 필리핀에서 숨진 채 발견돼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가져다줬다. 개인적인 친분이 있었던 나도 그분의 소식을 듣고 너무나 가슴 아프고 황당함을 느꼈다. 모두 같은 마음이었는지 그분과 함께 공부했던 지인들이 모여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주제를 가지고 그와의 인연을 돌아보고 죽음과 이별 그리고 삶의 의미에 관해 이야기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국내 최고의 여행 전문기자인 조성하 선배는 그의 삶과 철학을 영상으로 만들어 보여 주면서 한 가지 퍼포먼스를 제안했다. 주영욱 대표 왼쪽 팔에 새겨진 ‘Maverick’이란 단어를 왼팔에 쓰고 그에 대한 존경을 표현하자고 했다.

조성하 기자가 이런 퍼포먼스를 제안한 이유로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인 백남준 씨가 젊은 날 독일 공연 도중 그의 스승 존 케이지의 넥타이를 싹둑 잘랐던 퍼포먼스는 그를 존경하는 의미로 만들어진 것이었고, 그가 죽은 장례식장에서 오노 요코(존 레넌 부인)를 비롯한 400여 명의 조문객은 일제히 옆 사람의 넥타이를 자르고 고인의 시신 위에 쌓아 그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표시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 설명했다. 퍼포먼스가 백남준이 세상에 마지막으로 보여준 작품이듯이 우리도 Maverick이란 단어를 팔과 마음에 새겨 고(故) 주영욱 대표의 인생철학을 존중하며 뜻을 기리자는 의미의 자리였다.

Maverick이란 ‘개성이 강한 사람, 남과 다른 사람’이란 의미로 편견과 습관에 갇혀 살지 않고 자기다움으로 살겠다는 자기다움의 철학이 담긴 단어다. 이 단어는 최고의 파일럿을 꿈꾸는 생도들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탑건’(Top Gun)이란 영화에서 톰 크루즈의 이름으로 그는 Marverick을 헬멧에 새기고 최고의 생도가 되기 위한 경쟁과 사랑을 펼쳐보여 지금까지 많은 사람의 기억 속에 명화로 남아 있다. 이 영화의 주제곡인 ‘Take my breath Away’라는 가사 중에 “계속 돌고 돌아요, 마음속 은밀한 곳을 향해, 오늘을 살아도 좋은, 숨이 멎을 것 같은 좋은 그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는, 그렇게 어리석지만 부끄럽지 않은 영혼을 만들어 내는 불타는 사랑”이라는 내용이 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고, 그것을 위해 영혼을 바치는 남과 다른 개성이 있는 삶을 살아보고 싶어한다.

모임을 마치고 며칠간 깊은 성찰에 빠져 있던 중 ‘나음보다 다름’을 추구하는 삶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다름보다 나다움의 개성 있는 삶’을 추구하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다.

마케팅에서는 나음(better)보다 다름(different)이 중요하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최근에 중요한 것이 ‘다름보다 다움’이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그렇게 하려면 남과 다른 나다움의 생각과 행동이 무엇인지 그것이 어떠한 삶인지 그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초 연결로 정보와 지식이 많아지고 그만큼 선택해야 할 것이 많아지는 세상에서 자신다움을 찾는다는 것은 중요하다. Maverick한 나의 삶, 나의 철학을 생각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세상, 나다움으로 나만의 행복한 세상을 한번 살아보면 어떨까.

김도균 경희대 체육대학원 교수

Maverick <개성이 강한 사람 남과 다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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