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장 “의정부시 소각장 이전계획 철회하라”

박윤국 시장 직접 나서 “5㎞ 반경 광릉숲 훼손” 반발
대책없이 추진, 환경·건강권 침해 우려… 재검토 촉구

박윤국 포천시장이 16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정부시가 추진하고 있는 자일동 소각장 이전 건립계획을 철회하고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포천시제공
박윤국 포천시장이 16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정부시가 추진하고 있는 자일동 소각장 이전 건립계획을 철회하고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포천시제공

의정부시가 포천ㆍ양주 등 인근 지자체 주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일동에 자원회수시설(폐기물 소각장) 건립을 강행하자 포천시장이 직접 반발하고 나서면서 지자체간 갈등으로 비화하고 있다.

박윤국 포천시장은 16일 오전 10시30분 포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정부시가 추진하고 있는 220t 규모의 자일동 소각장(폐기물 소각을 위한 자원회수시설) 건립을 철회하고 재검토하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특히 박 시장은 “시급성과 입지의 적정성만을 내세워 협의 및 검토 없이 환경분쟁 조정위원회에 신청 등 소각장 건립 추진을 강행하려는 의정부시의 행정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박 시장은 “포천시는 의정부 방향으로 열려진 깔때기형 분지로 외부 오염원 유입이 쉬운 지형”이라며 “이차적으로 형성된 초미세먼지가 시에 유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환경오염에 대한 대책 없이 대규모 소각장을 건립하는 것은 시민의 환경권 및 건강권을 침해할 뿐 아니라 시의 브랜드 가치가 하락할 것은 자명하다”고 강조했다.

또 “자일동 소각장 예정부지 5㎞ 반경에는 국립수목원이 소재하고 광릉숲에는 식물 6천873종, 동물 4천376종의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하늘다람쥐, 크낙새 등 20여 종의 천연기념물과 광릉요강꽃 등 14종의 광릉 특산 식물이 분포하고 있다”며 “광릉숲은 세계적으로 뛰어난 생태계와 동ㆍ식물의 다양성을 인정받아 세계 유네스코에서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해 관리되는 유산임에도 소각장 설치가 강행될 때 600년을 지켜온 자연환경 훼손은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자일동 소각장 이전 건립 계획을 철회하고 재검토하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발생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의정부시가 반드시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소각장 건립과 관련해 공정한 추진 및 주민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민과 함께 뜻을 모아 철저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근 지역인 양주시에서도 반발이 이어져 양주시의회는 지난 12일 열린 임시회에서 ‘의정부시 소각장 이전 건립 철회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기도 했다.

한편 의정부시는 장암동에 있는 쓰레기 소각장의 내구연한이 15년이 지난 데다 처리용량이 부족해지자 포천시와 양주시 경계지역인 자일동으로 이전해 2023년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건립을 추진 중이나 포천시와 양주시에서 반대하자 행정안전부 중앙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한 상태다.

포천=김두현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