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밤을 주우며

살면서 기뻤던 날들을

이처럼 샅샅이 찾아 봤었음

좋을 뻔했다

오가면서 살가웠던 사람들을

이처럼 꼼꼼히 챙겨 왔었음

좋을 뻔했다

코스모스 손 흔드는

교외

어느 볕바른 산등성이엔

밤나무 두 그루가

사이좋은 오누이 모양 서 있고

새벽 골짝 맑은 물소리에

귀를 쫑긋거리며

오롯한 아람 속 밤새 달빛 머금어

토실토실 살이 오른

산밤 가족도 놀고 있었다.

임덕원

1954년 안성 출생, 1981년 <한국문학> 신인작품상 당선, 동인시집 <내혜홀> <놋마을> <한국시> <그 흔들림 속에 가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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