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 분양 눈치싸움… 미궁에 빠진 검단신도시

미분양 우려 일정 수차례 미뤄
학교 건립 등 차질 악순환 반복
앵커시설·교통 부족도 악재로
도시公 “5호선에 검단 연장 기대”

인천 검단신도시가 좀처럼 가시밭길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각종 악재 속에 분양 경쟁력을 잃자 아파트 건설사들은 학교 설립을 요구하며 분양을 미루고, 학교는 아파트가 없어 생기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하고 있다.

2일 인천시와 인천도시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도시공사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서구 당하·원당·마전·불로동 1천118만㎡에 7만5천가구의 아파트를 짓는 검단신도시 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10년이 지나도록 단 1가구도 입주하지 못하고 있다. 또 땅을 사들인 대다수 아파트 건설사들은 각종 핑계를 대며 아파트 분양에 나서지 않고 있다. 아파트 건설사들이 미분양을 우려해 분양을 고의·반복적으로 미루는 것이다.

이들이 분양 일정을 수차례 미루다 아예 일정을 ‘미정’으로 한 채 뒷짐만 지면서, 이미 분양을 받은 입주예정자만 피해를 볼 전망이다. 학생들이 인근에 학교가 없어 먼 곳까지 학교를 가야하는 문제다.

현재까지 땅을 산 건설사 중 아파트 분양을 한 곳은 5월 기준 7개 단지(8천600세대)로 검단신도시 전체의 12%에 불과하다. 2019년 상반기에만 4개 단지(5천세대)가 분양했지만 미분양이라는 성적표를 받아야 했다. 이 같은 상황에 아파트 부지 매각도 여전히 더디다. 현재 공동주택용지 매각은 25필지(38%)에 그친다.

특히 도시공사와 LH 등은 앵커시설 유치 실패와 교통 인프라 부족 등 검단신도시의 고질적인 악재도 좀처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시는 지난 2010~2015년 검단신도시에 중앙대학교 캠퍼스와 대학병원을 유치하려 했으나, 건설경기 불황 등을 이유로 실패했다. 이후에 나온 검찰청 서부지원 청사 유치는 관련 법안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하면서 답보 상태고, 종합병원 유치 역시 검단신도시로 들어오려는 곳이 없어 난항을 겪고 있다.

교통 인프라는 인천 2호선 검단 연장 사업의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선정 등 일부 긍정적인 요소도 있지만, 서울 5호선 검단 연장 사업의 국토교통부 광역교통망 구상안 포함 여부 등은 여전히 확실치 않다. 계양~강화 고속도로의 예비타당성 결과 역시 오는 12월 정도에나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당장의 해결책으로 작용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최근 중앙정부의 계양테크노밸리(계양TV)와 부천 대장지구 등 3기 신도시 발표와 인천 서구를 대상으로 하는 미분양 관리지역 지정 등도 검단신도시의 분양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검단신도시 내 한 건설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지금 분양에 나서기에는 부담이 큰 게 사실”이라며 “교통망 확충 등 분양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여러 여건들이 나아지길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도시공사 관계자는 “서울 5호선 검단 연장 사업은 곧 발표할 국토부 광역교통망 구상안에 들어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난 5월 발표한 검단신도시 활성화 방안에 맞춰 앵커시설 유치와 교통 인프라 확충 등을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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