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추석 민심, 여·야 모두에 냉랭, 여·야가 들은 민심은 ‘검찰개혁 성공 VS 조국 파면’ 극 과 극.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7개월 앞둔 인천의 ‘추석 밥상머리’ 민심은 여야 정치권 모두에 냉랭했다. 정치권이 민생은 외면한 채 조국 법무부장관의 임명을 놓고 싸움만 벌인데다, 추석 명절까지도 정쟁을 이어가며 피로감만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 추석 밥상의 주요 화두는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이었다. 가족이 모두 모여 담소를 나누다가도 조 장관 관련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각자 의견을 내세우며 말다툼을 벌였다.

미추홀구에 사는 A씨(63)는 “매년 집에 친척이 모이는데, 이번엔 조 장관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면서 “임명 강행에 대한 비판적 의견과 그래도 임명은 대통령의 권한이라는 의견이 맞섰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나온 결과처럼, 밥상머리에 둘러앉은 가족 중 아주 젊거나 어르신들은 조 장관 임명에 부정적이고, 그 중간에 있는 중장년층은 긍정적이었다”면서 “풍성해야 할 추석에 어렵게 모인 가족끼리도 서로 의견이 달라 다툼이 벌어지는 상황이 좋지 않았다”고 했다.

인천은 보수정당 지지 성향이 강한 60대 이상은 조 장관의 임명 강행을 강하게 비판하고, 진보정당 지지 성향을 가진 30~50대는 주로 조 장관 임명을 ‘검찰 개혁’과 연계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다만 조 장관 딸과 아들의 입시 문제에 예민한 20대가 조 장관 임명하는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연수구에 사는 B씨(26·여)는 “조 장관 임명 문제로 친척끼리 언성이 높아지는 것을 각오하고 명절을 맞이했다”며 “여야 정치인들이 서로 싸우는 것이 하루 이틀이 아니지만, 이젠 정말 신물 날 정도로 싸워서 정치에 관심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지역 정치권은 조 장관 임명을 둘러싼 추석 민심을 자신들의 당리당론에 맞춰 해석하는데 급급했다.

더불어민주당측은 조 장관 임명과, 앞으로 검찰 개혁에 대한 시민의 응원이 크다고 평가했다. 윤관석 인천시당위원장(남동을)은 “추석 명절에 전통시장 등을 돌며 상인·시민을 만나보니, 조 장관과 관련해 시민의 관심이 높음을 확인했다”며 “야당이 어떤 방해를 해도 검찰 개혁을 반드시 성공하라는 응원을 보내줬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도 민생·경제·입법·예산 등에서 시민 기대에 부응하는 민생 정치를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측은 정 반대의 분석을 내놨다. 안상수 인천시당위원장(중동옹진강화)은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라고 했지만, 조 장관 임명과정 중 밝혀진 사실에 대해 젊은 세대가 분노하고 있다”며 “시민 대부분은 ‘조국 파면’을 외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당은 추석 연휴 전날인 지난 11일 부평에서 황교안 당대표가 참석해 집회를 여는 등 여론전에 나섰다.

이도형 홍익정경연구소장은 “총선이 다가오면 조 장관을 둘러싼 정쟁이 심화해 인천 시민 피로감을 더욱 가중하고, 경제살리기 등 서민을 위한 정책은 뒤로 묻힐 가능성이 크다”며 “시민이 정치권에 원하는 것은 정쟁이 아니라, 일본의 경제보복 등에 맞서 인천은 물론 한국 경제를 살리는 모습”이라고 했다.

김민·이승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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