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요양병원 화재 또 人災 ‘49명 사상’

4층 보일러실서 최초 발화, 병실 가까워 피해 커
스프링클러 작동 안해… 경찰, 수사전담팀 구성

24일 오후 화재가 발생한 김포시 풍무동 한 요양병원에서 환자들이 인근 주차장으로 긴급 대피하는 등 큰 혼란을 빚고 있다. 이번 화재로 2명이 숨지고 47명이 부상을 당했다.  조주현기자
24일 오후 화재가 발생한 김포시 풍무동 한 요양병원에서 환자들이 인근 주차장으로 긴급 대피하는 등 큰 혼란을 빚고 있다. 이번 화재로 2명이 숨지고 47명이 부상을 당했다. 조주현기자

김포시에 위치한 대형 요양병원에서 24일 전기 안전점검을 위한 정전 상태에서 화재가 발생, 90대 노인 등 2명이 숨지고 47명이 다쳤다.

특히 전력 공급이 차단돼 수동으로 환자들에게 산소 치료를 하다가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화재 직후 건물 내 스프링클러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안전불감증이 빚어낸 전형적인 ‘인재’라는 지적이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24일 오전 9시3분께 김포시 풍무동의 상가건물(지상 5층지하 2층 규모) 내 김포요양병원 3층ㆍ4층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입원 중인 환자 132명 가운데 집중치료실에서 치료를 받던 90대 노인 등 2명이 숨지고 환자 47명이 다쳐 인근 12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중이다. 또 나머지 환자와 병원 관계자 100여 명도 대피했다.

불은 요양병원이 입주해 있는 건물 4층 보일러실에서 발생했으며, 병원 측이 전력 공급이 차단된 상태에서 수동으로 환자들에게 산소 치료를 하다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요양병원이 입주한 상가 건물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전기 안전검사로 인해 전력 공급이 차단된 상태였다.

소방당국의 조사 결과, 화재 발생 직후 요양병원 건물 내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게다가 최초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4층 보일러실과 병실이 근접해 있어 더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또 화재 발생 당시 환자들의 신속한 대피를 돕기 위한 안내방송도 이뤄지지 않는 등 미흡한 사고 대응도 더 큰 피해를 불러왔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사망자 2명은 악화된 병세를 호전시키고자 머물렀던 집중치료실에서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들은 화재 발생 당시 수동으로 산소 공급을 받던 중 급히 대피하는 과정에서 산소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이날 최초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20여 분 만에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는 경보령인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펌프차 등 장비 51대와 소방관 등 인력 150여 명을 투입해 50여 분 만에 불을 껐다.

권용한 김포소방서장은 화재 현장 브리핑에서 “병원 측이 수동으로 환자들에게 산소 공급을 하다가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었지만, 작동은 하지 않았다. 다만 비상경보 벨은 울렸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 경찰은 화재 원인을 파악하고자 김포경찰서 형사과장을 팀장으로 하는 수사전담팀을 구성했다.

양형찬 김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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