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밝은 정신 심재홍현장행정 윤세달

천자춘추 필진으로서 마지막 기회인 듯한데 준비된 원고가 두 편이어서 심재홍, 윤세달 도지사님 두 분 소개의 글을 묶어 송고하면서 경기일보 애독자들께 인사드린다. 이는 마치 다산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 12부에 나오는 해관(解官)처럼 느껴진다. 관직은 교체되는 것이니 놀라지 말고 연연하지도 말라. 그런 마음으로 졸필(拙筆)을 마감하고자 한다.

제24대 심재홍 도지사는 부지사를 거쳐 인천시장을 하신 후 도지사로 금의환향(錦衣還鄕)했다. 경기도 김포 출신이다. 본인 소개 글을 찾았다. ‘29세부터 31년간 격동기에 대한민국에서 공직자로 일했다. 육군 헌병장교를 거쳐 38세에 대전시장, 50세에 전북도지사, 56세에 인천직할시장, 그리고 59세에 제24대 경기도지사로 일했다.’ 1978년 2월부터 1980년 5월까지 경기도 부지사로 일했다. 경기도청 자료실에서 27년 전에 발행한 심재홍 도지사 연설문집을 찾았다. 1992년 4월21일 도지사 취임식에서 지역자치의 확립을 강조했다. 지방자치는 도와 의회가 함께 하는 양 수레바퀴와 같다고 말했다. 1992년 7월6일에는 새질서 새생활 5대 밝은 정신 회복운동을 제창했다. 근면, 도덕, 준법, 신뢰, 절약. 5대 밝은 정신이 신선한 바람으로 움츠린 우리의 마음과 행동을 다시 한번 일깨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내 각 기관과 시군을 다니면서 이 운동을 제창했다. 도민운동 심재홍이다.

윤세달 도지사는 양주분이다. 부지사로 근무하실 당시의 모습을 더 깊은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1988년 6월부터 1989년 12월까지 부지사로 근무했다. 대학생 4명이 각목과 화염병을 들고 임사빈 도지사실에 난입했다. 도지사를 인질로 잡고 학생운동을 이어갈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세달 부지사는 발 빠르게 도지사를 옆방 상황실로 피신시키고 자신이 대학생들과 대치했다.

그는 “내가 도지사다! 너희는 누구냐. 칠 테면 쳐봐라!” 강단 있게 대응했다. 대학생이 각목으로 윤세달 부지사를 위협했고 사무관 2명이 재빠르게 각목 공격을 막아냈다. 사무관은 손가락 골절상을 입었다. 이날 대학생들에게 말씀하신 대로 1993년 3월부터 1년간 경기도지사로 일했다. 1985년부터 1988년까지 울산시장으로 일했다. 어느 날 대기업 노조원들이 시장 관용차를 불태우고 시청에 불을 지를 분위기였다. 피하지 않고 시위 노조원에게 운동장으로 모이라 했다. 그는 “시청을 불태우면 여러분의 호적이 불타고 노조원과 시민들이 손해를 보는 일”이라며 설득에 성공했다. 현장행정 윤세달이다.

이강석 前 남양주시 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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