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지사 “원상복구” 강력 메시지
이달부터 곳곳서 자진 철거 진행
임대 상인들 불만… 파장 예고
“자진 철거는 시작했지만, 완전철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일부 임대 상인들의 반발이 크거든요.”
포천 백운계곡 일대에서 수십 년간 불법시설물을 설치, 영업을 해오던 음식점들이 자진 철거를 시작했다. 이재명 지사의 ‘계획대로 불법건물은 철거하고 원상복구하라. 예외를 인정하면 안 된다’는 강력한 메시지에 결국 버티던 음식점들이 지난 1일부터 하나둘씩 철거를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워낙 불법 영업행위를 한 지가 오래된 곳인데다 막차 탄 임대 상인들의 불만이 만만치 않아 완전 철거까지는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 6일 백운계곡 불법 시설물 철거 현장을 찾았다.
비가 온 뒤라 백운계곡 물은 청량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러나 불법구조물 때문에 돈을 내지 않고는 계곡물에 접근하기는 쉽지 않았다.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지만, 곳곳에서 불법구조물 철거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동안 상인들은 천변 3.8㎞ 길이에 100여 개 남짓한 식당을 운영하면서 물을 가둬놓고 행락객에게 고액 자릿세와 음식값을 요구, 원성이 자자했다. 불법 평상은 셀 수조차 없고, 불법으로 설치한 철제다리만도 52개에 달한다. 도롯가에 호객용 현수막들이 지저분하게 걸렸다. 하천마다 불법천막이 드리워져 있다. 불법 철골구조물은 길가에 방치되고, 평상을 걷다 말고 물가에 내버려둔 식당도 눈에 띄었다. 한 대형식당은 창문을 활짝 열어둔 채 영업하지 않아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내뿜기도 했다.
철거가 시작되면서 일부 주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이곳을 불법으로 임대한 건물주와 상인들이다. 여름장사를 위해 매년 수천만 원씩을 주고 임대한 상인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주들은 불법구조물을 계곡 천변에 설치해놓고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매년 수천만 원의 임대 수익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집중단속으로 철퇴를 맞은 사람들은 올해 막차 탄 임대 상인들이다. 현장에서 만난 한 임대 상인은 “불법인 줄 알고 들어온 것은 사실이다. 단속은 신경 쓸 것 없다는 건물주의 말만 믿고 1년 임대료로 수천만 원(일명 깔 세. 금액 밝히기 거부)을 주고 팬션과 식당을 임대했는데 실제 단속으로 영업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반발할 수 밖에 없지 않으냐”고 한 숨을 쉬었다.
하지만, 시의 입장은 단호하다. 시 안전총괄과 김용수 과장은 “10월 중으로 완전한 자진철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시에서는 철거에 필요한 굴착기 같은 중장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철거를 거부하면 예외 없이 강제집행하고 비용을 징수한 뒤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윤국 시장은 “백운계곡은 비경과 맑은 물로 다른 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천혜의 관광지다. 이미 관광지 개발을 위한 타당성 용역을 발주했다. 백운계곡의 불법구조물을 없애고 깨끗하게 정비되면 체계적인 개발로 최고의 관광 명소라는 옛 명성을 반드시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포천시와 경기도 특사경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7월 백운계곡 일대 불법 구조물에 대한 전수조사와 집중단속을 벌여 불법구조물에 대한 자진 철거를 명령한 바 있다.
포천=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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