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영농 견인 ‘포천시 시설채소 연구회’] 농촌 소득증대 새바람 203개 농가 연합체 성장

화학비료 퇴출 ‘친환경’… 한해 4∼6기작
노동력 절감 위해 과감한 기계화·첨단화
시설하우스 차단 필름 장착 고온피해 예방
포장재 개선해 유통 과정 신선한 엽채류
러시아·싱가포르·베트남·말레이시아 수출

지난 2004년 2월 포천시 각 지역에 흩어져 있는 13개 작목반이 모여 ‘포천시 시설채소 연구회’를 발족하고 친목과 단결을 바탕으로 영농과학화를 위한 신기술 도입, 친환경농산물 생산과 농산물 고품질화를 선언했다. 그리고 그해 3월 ‘포천시 시설채소연합회’가 탄생했다. 출발은 미약했지만, 그들의 땀과 열정으로 발전을 거듭해 현재 203 농가에 시설채소 재배면적만도 610㏊나 되는 연합체로 성장했다. 연매출도 1천여억 원을 넘어서고 있다. 올해 6대 회장으로 취임한 김장연(57) 회장은 이미 수출 중인 동남아시아를 넘어 엽채류 세계시장 판로 확대를 선언하고 나섰다. 과학영농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포천시 시설채소연합회를 찾았다.

■ 시설채소의 새 기술 개발과 창의적 영농기술 정착

포천시 시설채소연합회는 203 농가로 구성돼 있다. 각 농가는 연 4∼6기작의 과학영농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먼저 화학비료를 배제하고 가축분뇨 액비를 활용한 작부체계를 갖추었다. 토양 산성화를 막기 위해서다. 또한 노동력 절감을 위해 동력파종기, 심경 장비, 퇴비살포기, 운반 버킷 등 기계화를 이루었다. 그리고 모든 시설하우스에는 고온피해 예방을 위한 열 차단 필름을 장착했으며, 엽채류 유통 과정에서 신선도 유지를 위해 포장재도 개선했다. 특히 친환경 채소 생산을 위한 화약 농약 대신 친환경제재를 사용함으로써 건강한 먹을거리 실현에 도전하고 있다.

지금은 타지역과 해외에서도 벤치마킹의 후보지로 주목을 받을 정도로 체계화된 과학영농의 꿈을 이뤄가고 있다. 포천시 시설채소는 시금치와 열무, 상추를 비롯해 여섯 가지의 엽채류가 생산되고 있다. 이 가운데 시금치는 주력 품목 중 하나로 우리나라 시금치 생산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놀라운 재배기술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는 시설채소연합회 농가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 땀이 배어 있다. 2016년 일본JA농협 시금치출하협동조합을 견학방문, 그들의 영농기술 시스템과의 차이점을 분석하고 더 나은 영농기술을 적용하는 등 시금치의 대량생산을 이루어 냈다.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 등 국내 대형 농수산물 도매시장에는 포천시 시설채소가 거의 경매장에 등장, 포천시 이미지 제고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 시설채소2

■ 해외로 눈을 돌린 포천시 시설채소

포천시 시설채소는 농업기술센터와 농촌진흥청의 도움으로 엽채류 선도유지 MA 포장기술과 엽채류 특성을 고려한 컨테이너 온도조절 예냉시스템이 개발됐다. 선도유지기술은 수확 후 관리 기술과 신선도 유지 포장기술을 의미한다. 시금치는 뿌리를 세척한 후 파라핀 코팅 신선지를 덮어 상자 포장으로 신선도를 유지한다. 이를 계기로 그동안 꽉 막혔던 해외수출 길이 열렸다. 2016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시작으로 2017년 싱가포르,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수출길에 나섰다. 올해에는 말레이시아까지 해외시장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 엽채류 선도유지기술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예냉시스템 개발로 해외에서도 가격경쟁력에 우의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한국 엽채류의 영농기술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연합회 장성산 홍보국장은 “농촌진흥청의 예냉시스템 기술개발이 없었다면 해외시장 판로는 꿈도 못 꾸었을 것이다. 엽채류는 생산 직후 예냉유통 중에도 변질하기 쉽기 때문이다. 선도유지기술이라는 예냉시스템이 개발된 후에야 수출이 가능해졌다. 앞으로 해외시장 판로는 더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교민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한국에서 자란 농산물을 현지에서 직접 구매해 먹을 수 있다는 것 때문에 마트에 진열되자마자 전량 판매되는 것이 다반사라고 한다.

▲ 시설채소3

■ 활발한 시설채소엽합회 활동

시설채소연합회는 각 지역 축제에도 참여, 신선한 포천시 농산물 홍보 및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각 지자체 채소연합회와도 정보와 기술을 교류하고 시설엽채류 재배와 유통, 출하 등 각자가 가진 노하우를 교환하며, 과학영농의 길에 한 걸음 더 들어가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연합회는 안전한 농산물 생산과 유통으로 소비자와의 신뢰 형성에 중점을 두고, 해외 유통망 구축으로 농산물 경쟁력 강화와 농가소득 증대를 최대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가장 어려움을 겪는 노동력 보강을 위해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 확대를 시에 건의하고, 고용관련 노무법 교육 시행 등 농가경영 안정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계절근로자는 가장 바쁜 농번기에 맞춰 노동력을 보강할 수 있어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시행하고 있는 E9 근로자 제도는 농한기에도 근로자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인건비 상승으로 경영비 절감에도 역행되며, 전체적으로는 엽채류 가격 상승을 주도, 경쟁력에서도 뒤질 수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개선해야 할 애로사항으로 남아있다. 지금 연합회는 우리나라 기온 상승으로 채소와 과일 지형지도가 바뀌고 있다는 점을 면밀히 분석, 다양한 채소와 과일 재배 연구에 몰입하며 농가 소득 증대에 방점을 찍고 있다.

포천=김두현기자

▲ 김장연 회장

[인터뷰] 김장연 회장

“법인화 통해 또 한번의 도약… 세계시장 판로 확대 노력”

- 회장 취임 후 시설채소연합회에서 가장 먼저 시행한 일은.

회원들의 권익신장을 위해 모든 연합회의 진행을 투명화했고, 또한, 임원회의 내용도 전 회원이 알 수 있도록 공표하는 등 연합회 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회원 모두가 공유하고 있다.

- 현재 시설채소연합회의 규모와 매출, 시장 판로는.

현재 203 농가 610㏊ 재배면적에 연간 1천억 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서울 농수산물공사, 가락 도매법인, 구리 도매법인, 강서 도매법인, 인천 농수산물시장 등에 출하 중이다. 2016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시작으로, 2017년 싱가포르, 베트남에 이어 올해는 말레이시아까지 포천시 엽채류를 수출하고 있다.

- 시설채소연합회가 가장 시급한 문제는.

노동 인력수급이다. 농번기에는 인력 부족, 농한기에는 인력 과잉으로 농가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또 포장재를 골판지로 사용함으로 인해 물류 유통비 상승으로 농가 고충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노동 인력수급은 올해 포천시에서 추진, 네팔, 필리핀 등 지역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들어와 농가들의 호응도가 매우 좋았다. 일부 계절근로자들의 무단이탈로 문제가 발생하기는 했지만 해당 문제를 시ㆍ도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무단이탈을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 계절근로자가 지속적으로 유지, 정착된다면 각 농가에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포장재는 골판지(박스포장) 사용에서 재사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및 보자기 포장 등으로 대체 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부터 PLS(농약 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 시행에 따라 지난해부터 화학 농약 대신 일부 친환경제재 사용으로 전환, 친환경 채소의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물론 친환경제재를 사용함에 있어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화학 농약 사용을 자제하고 친환경제제를 사용함으로써, 안전한 먹을거리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친환경제재는 기존 화학 농약과 비교해 단가는 높고 약 성분은 약해 기존 화학 농약 사용 때보다 방제비용이 2배 이상 더 들어가는 것은 우리 연합회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 시설채소연합회의 활성화 방안과 앞으로의 발전 계획은.

연합회 조직을 더욱 확대 발전하기 위해 법인화를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관행 농업이 아닌 친환경 과학영농으로 점진적인 변화를 추구하며, 포천 농산물의 고품질과 안전한 농산물로 세계시장으로 판로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조직화, 규모화로 유통을 개선, 포천 시설채소농가 소득 안정화에도 기여하고자 한다. 이와 함께 포천시 농산물 브랜화를 추진하겠다. 국내 농산물 유통시장에 상당량 공급하고 있음에도 포천시만의 브랜드가 없어 못내 아쉽다. 임기 내에 반드시 추진하겠다.

- 회장으로서 포천시에 하고 싶은 말은.

농번기 인력수급이 가장 큰 문제였는데 이번에 약간의 잡음이 있음에도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를 도입, 회원 농가에 노동력을 배치해 준 것은 정말 모든 회원 농가들이 고마움을 갖고 있다. 현지 국가들과 제도를 보완해 내년에도 농번기에 계절근로자를 배치해주길 희망하고 있다.

포천=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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