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60%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살고 있다. 내가 사는 수원에서도 외국인 주민은 어딜 가나 흔히 마주칠 수 있다. 시장에도 식당에도 학교에도 병원에도 외국인 주민이 있다. 그래서 다문화 사회일까?
우리나라에서는 압축적 근대화의 결과물로서 이주 문제가 발생했다. 1988년 이후 이주 외국인들이 증가하면서 이주노동자들이 3D 업종에 종사하게 되었지만, 만족할 만한 제도적 장치는 없는 실정이다. 한국은 전 세계 184개국 가운데 아이슬란드와 함께 유일하게 단일문화를 고수하고 있는 국가로 분류되는 대표국가다. 하지만, 현재 우리는 다양한 문화와 언어가 공존하는 새로운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1990년대 이후 취업, 결혼, 유학 등으로 온 이주민들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으로 대한민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이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심해서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의 생활에 적응하기란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오랜 기간 ‘단일민족’으로 생활해 온 우리는 다른 민족에 대한 거리감이 크기에 이주민을 사회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데 여전히 냉소적이다. 한민족이라고 이야기하는 중국 동포에 대해서만 재중 동포라 하지 않고 조선족이라 한다.
예전보단 나아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직장에서 이주노동자들은 폭언, 폭행을 당하고, 피부색과 출신국가 등을 기준으로 이주민을 차별하고 무시한다.
결혼이주여성은 가족 내 이중문화로 언어ㆍ문화적 갈등을 경험하며, 이는 다문화가정의 ‘불안정요소’로 작용한다. 이주 여성들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영원한 한국인’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주 여성들은 결혼으로 인해서 한국에 거주하게 되었지만, 한국을 자신들이 계속 거주해야 할 곳으로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최근 사회적 이슈로 다문화가정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배우자 국적에 따라 시선과 행동이 달라진다.
이주민 2세 자녀들은 언어와 문화의 차이로 인해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다문화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정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에서는 이들에 대한 교육과 각종 지원정책을 펴고 있다.
이주민들이 하루 일찍 우리 사회 속에서 연착륙할 수 있도록 하려면 이들이 직접 우리 사회 속에서 함께 생활하며 우리의 문화와 사회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그러려면 우리 스스로 다문화사회를 이해하고 소통하며 서로 존중하고 건전한 사회구축을 위한 협력과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는 이미 단일민족이라는 단어를 잊어버릴 정도로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의 매일의 생활 속에서 접하게 되는 다문화현상이 바로 우리 사회의 현상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할 때이다.
정재헌 ㈔경기다문화사랑연합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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