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중국이 블록체인 육성 기술의 우위를 가져야 한다는 블록체인 기술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시 주석은 ‘블록체인 굴기’로 불리 우는 블록체인 기술 활성화를 통해 금융, 대중교통, 빈곤 완화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나 제도 등에 블록기술을 적용하는 사업을 할 것이라고 했다. 블록체인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3D 프린팅, 로봇공학과 함께 21세기 보안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방법론이라 할 수 있다.
블록체인의 가장 큰 장점이자 핵심은 데이터를 부분 또는 전체를 여러 컴퓨터에 나누어 저장한다는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전산 시스템은 중앙 서버에 데이터를 모아두고 데이터를 요청하는 호스트에게 인증 후에 데이터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래서 데이터의 위·변조를 위해서는 중앙의 서버만 해킹하면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이에 반해, 블록체인 기술은 블록생성에 참여하는 모든 컴퓨터가 데이터를 저장하고 확인하기 때문에 해킹이 불가능에 가깝다. 또한, 블록생성에 참여하는 각 컴퓨터가 관리자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중앙 서버 관리를 위한 별도의 관리자가 필요 없다는 점도 큰 장점 중 하나다.
이러한 블록체인의 특성에 기인하여 높은 보안이 필요하거나 인증 및 증명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분야에서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실제 하나씩 바뀌어 가고 있다. IBM과 세계 최대 해운회사인 머스크(Maersk)가 블록체인 기반 글로벌 물류 플랫폼인 ‘트레이드렌즈(TradeLens)’를 구축 운영하고 있고, 농식품부에서는 쇠고기 이력관리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테스트도 이미 진행했었다. 또한 관세청에서는 작년부터 3개년에 걸쳐 블록체인 기반의 전자상거래 전용 통관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이에 더해 국내의 기업에서도 온라인 거래 플랫폼이나 거래나 신원 증명에 블록체인의 핵심인 탈중앙화(Decentralized)된 시스템을 적용한 DApp(Decentralized Application)을 개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여러 가지 블록체인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국민 대부분 관심은 블록체인 자체의 보안 기술보다는 암호화 화폐의 가치 변동(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이오스 등)에만 집중되어 있다. 이에 반해 중국은 주석이 직접 주재하는 중앙정치국 18차 집단 학습에서 블록체인의 핵심기술 개발과 적용, 그리고 독자적인 혁신을 강조하였다. 중국이 나아가는 방향의 바로미터인 ‘정치국 집단학습’이 곧 중국 지도부의 관심이자 생각이다. 필자가 최근에 중국 베이징에 블록체인 관련 관계자에게 들은 바로는 말을 배우는 아이부터 은퇴한 후의 노인까지 남녀노소 모두 블록체인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학습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아울러 전인대(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는 블록체인 기술확산과 관련산업 육성을 핵심으로 하는 블록체인 법도 제정했다. 정부와 국민이 블록체인 기술에 관심을 가지며, 학습하고 이 기술이 적용될 미래를 그려보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하겠다.
중국과 아울러 미국, 일본, 유럽 등 세계 주요 리딩국가의 주도 속에 블록체인 기술의 경쟁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이 경쟁에서 리딩국가가 되고, 신성장 동력을 키우기 위해 정부 및 지자체에서도 블록체인의 혁신 생태계 조성이나 관련 제도의 마련 및 지원책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또한 지속적인 관련 산업의 성장을 위해 블록체인 전문가의 교육과 육성 및 암호화 화폐의 투자에만 머무는 관심을 블록체인 기술의 개발 및 투자로 이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정문호 아주대학교 다산학부대학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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