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새날에

긴 밤이었다

초침이 경계를 가르던 그 시간

나는 잠 속에 있었다.

욕심내어 간직해야 할

그 무엇이 없어

새해를 그렇게 맞았다.

더 겸손하게

아침이면

비워진 일과를 채우기 위하여

또 누구를 기다린다.

어제 본 그이라도

새롭게 만나는 것처럼 만나고

살갑게 안부를 섞는다.

같이 살아있어 서로에게 감사해하며

따뜻한 차 한 잔 나누면

한 나절이 간다.

때 마친 오후,

또 누굴 기다리는

그 하루가 햇살처럼 소중하다.

최복순

<서울문학>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한국경기시인협회 회원. <시인마을> 동인.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