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정비창 설치로 소음·진동 고통”
곳곳 현수막 내걸어 긴장감 고조
국방부의 포천 사직IC 설치 약속 불이행에 분노한 주민들이 물리적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국방부는 10여년 전에 포천 일동면 사직리에 군 정비창을 설치하면서 인접한 국도 47호선에 사직 IC를 설치해 주겠다고 약속(2019년 12월 17일 자 7면)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아무런 진전이 없자 주민들이 “소음과 진동을 더 이상 못참겠다”며 집단행동에 나설 것을 암시하는 현수막을 곳곳에 내 걸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5일 국방부와 포천시, 일동면 주민 등에 따르면 2009년 일동면 사직3리에 군 정비창이 들어서면서 국방부는 국도 47호선 사직3리 IC를 설치, 주민들이 불편해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하고 IC설치를 위한 부지를 상당량 매입했다.
하지만 당시 담당했던 군 관계자들이 이동되면서 IC설치 문제는 없었던 일로 돼 버렸다. 확인 결과 국토부도 국방부로부터 이 같은 협의를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정부부처 간 협의도 안 된 사업을 국방부가 일방적으로 약속한 것이란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사직리 주민들은 “해당부대(현재 6사단 관할)에 항의하면 국방부와 협의하고 있으니 기다려 달라며 시간만 끌고 있다. 더 이상은 기만에 속지 않을 것”이라며 물리적 행동을 시사했다.
주민들은 설 명절 이후에 ‘주민들의 인내심을 시험하지말라’, ‘소음과 진동의 고통을 10여년째 참아가며 국방부의 약속을 믿었다’는 등의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정비창 인근 곳곳에 내 걸었다.
사직3리 이광수 이장은 “당시 국방부가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국토부와 협의도 안된 약속을 한 것은 주민들을 기만한 것이다. 인근 군부대에 항의를 해도 돌아온 것을 똑같은 메아리뿐”이라며 “주민들을 철저히 무시한 만큼 이제는 정비창 도로통행을 막는 등 물리적인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송상국 포천시의원은 “주민들과 국방부와 갈등을 원치 않지만 계속 이런식으로 주민들을 대화의 상대로 여기지 않고 기만하고 무시한다면 정식으로 시의회 안건으로 올려 시의회 차원에서 국방부에 항의 서안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오래전의 일이라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비창은 궤도 차량 등 군용차량을 정비하는 곳으로 하루 120여 대의 군용차량이 폭 4∼6m에 불과한 마을 안길을 매일 통과하는 상황이다. 실제 국도 47호 선에 IC를 설치하면 정비창까지는 불과 300여m이지만, 현재 국도 47호선 일동 IC교차로에서 양방향으로 5㎞ 내지는 3㎞가량을 돌아서 들어오고 있어 IC설치는 당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포천=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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