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농산물도매시장 ‘남촌동 시대’] ‘구월동 시장’ 역사 속으로… ‘현대식 시장’ 희망 싹튼다

2일 새벽 개장한 인천시 남동구 남촌농산물도매시장의 상인들이 첫 손님을 맞기 위해 상품을 정리하고 있다. 장용준기자
2일 새벽 개장한 인천시 남동구 남촌농산물도매시장의 상인들이 첫 손님을 맞기 위해 상품을 정리하고 있다. 장용준기자

인천지역 농산물 유통의 새로운 역사를 남길 ‘남촌농산물도매시장’, 그리고 26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구월농산물도매시장’. 인천시는 2월 28일 마지막 경매 속에 구월농산물도매시장을 폐쇄하고, 3월 2일 첫 경매와 함께 남촌농산물도매시장의 개장을 선언했다. 시는 종전 구월농산물도매시장이 가진 개선 등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3천209억원을 들여 남촌농산물도매시장을 조성했다. 이를 토대로 남촌농산물도매시장은 시민과 한층 더 가까운 ‘농식품 복합타운’으로 탄생한다.

■ 농촌·농업문화 명소 ‘남촌농산물도매시장’

남촌농산물도매시장은 종전 구월농산물도매시장의 문제점을 대폭 개선했다.

시는 구월농산물도매시장(6만872㎡)보다 180%가량 넓은 남동구 남촌동 177의1 일대(16만9천851㎡)에 남촌농산물도매시장을 건립했다. 특히 시는 구월농산물도매시장(713면)의 주차시설보다 4배 이상인 2천824면(지상 1천470면, 지하 1천354면)을 조성했다.종전 구월농산물도매시장 이용자의 가장 큰 불편사항인 주차문제를 해결한 것 이다. 구월농산물도매시장은 농산물 수요가 급증하는 명절마다 주변으로 불법 주·정차가 몰리는 문제를 항상 겪어야 했다.

또 남촌농산물도매시장 안에는 업무동, 과일동, 채소1·2동, 환경동을 비롯해 식자재동과 판매물류동 등도 함께 입주했다. 이는 남촌농산물도매시장이 농축수산물 종합도매시장으로 면모를 갖춘 것과 동시에 명실상부한 원스톱 쇼핑의 기반으로 자리 매김했다고 볼 수 있다.

1994년에 개장한 인천 구월농산물도매시장이 26년만에 폐장해 롯데쇼핑의 주변상권 연계 사업지로 개발 예정이다. 경기일보 DB
1994년에 개장한 인천 구월농산물도매시장이 26년만에 폐장해 롯데쇼핑의 주변상권 연계 사업지로 개발 예정이다. 경기일보 DB

아울러 시는 남촌농산물도매시장의 업무동 3층에 농업 관련 창업센터가 입주할 공간을 마련했다. 이곳에는 농식품 분야 스타트업 기업들도 입주가 가능하다. 남촌농산물도매시장에서 나오는 식물성 잔재물은 환경동 지하에서 전 처리 과정을 거쳐 비료로 만든다.

이와 함께 시는 시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업무동에 홍보관도 설치한다. 시는 홍보관에서 남촌농산물도매시장 홍보 영상 상영, 농촌융복합사업인 지역 농특산물 홍보, 주부·학생을 위한 견학 코스 및 학생 체험을 위한 쿠킹 클래스 운영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 밖에 시는 시민협의체와 협력해 도시농업 활성화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시는 남촌농산물도매시장의 유휴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시가 구상 중인 유휴공간 활용 방안에는 야생화·유채꽃밭·청보리 식재를 비롯해 어린이와 학생을 위한 체험 공간 및 이용객을 위한 여가 공간 조성 등이 있다.

이 같은 노력을 기반으로 삼아 시는 남촌농산물도매시장을 농촌·농업문화 명소로 만들고, 나아가 6차 산업의 전진기지 및 농업의 메카로 이끌어 나갈 계획이다. 6차 산업은 1차 산업인 농업을 2차 가공산업 및 3차 서비스업과 융합하고 농촌에 새로운 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남촌농산물도매시장이 인천을 넘어 대한민국의 랜드마크 시장으로 재탄생하길 바란다”고 했다.

■ 역사가 기억할 ‘구월농산물도매시장’

구월농산물도매시장은 90년대 초 복잡한 농산물 유통구조를 개선, 생산자와 소비자의 이익 실현을 도모하기 위해 1994년 1월 개장했다. 이후 지난 2월 28일 폐쇄하기 전까지 26년간 인천의 농산물 수급 안정에 기여하는 등 농산물 유통의 여러 중요한 기능과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나 구월농산물도매시장은 그동안 시설 부족, 노후화, 주차공간 부족, 주변 교통 혼잡 등 열악한 유통환경으로 이용객들의 불편을 사야 했다.

특히 2019년 11월 18일부터 19일간 이용객 221명과 출하자 158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설문조사에서 이용객 응답자의 약 62%는 주차공간 부족 문제를 구월농산물도매시장의 가장 큰 불편 사항을 꼽았고, 출하자의 약 60%는 시설 이용이 가장 불편하다고 답했다.

또 대형마트 등 다양한 유통망의 등장,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소비단위 소량화, 정보통신기술(ICT) 발달에 따른 전자상거래 활성화 등 소비 패턴 변화로 구월농산물도매시장의 거래량은 매년 줄어들기 시작했다.

새롭게 개장한 남촌농산물도매시장 전경. 연합뉴스
새롭게 개장한 남촌농산물도매시장 전경. 연합뉴스

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3년 ‘구월농산물도매시장 이전건립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시작으로 남촌농산물도매시장 건립을 추진했다.

현재 남촌농산물도매시장의 개장으로 폐쇄한 남동구 구월동 1446 일대의 구월농산물도매시장 부지는 롯데쇼핑㈜이 3천60억원을 들여 시로부터 인수했다. 매매잔금 1천224억원도 남촌농산물도매시장 개장에 맞춰 모두 납부가 이뤄진 상태다. 롯데쇼핑은 주변 인천터미널과 롯데백화점 인천점과 연계해 구월농산물도매시장 부지를 어떻게 활용할지 계획을 수립 중이다.

시는 구월농산물도매시장 부지의 체계적인 개발을 위해 지구단위계획상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했다. 게다가 시는 롯데쇼핑의 구월농산물도매시장 부지 개발과 관련한 특혜 논란을 막기 위해 용적률 등을 관련 조례상 기준을 넘기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시 관계자는 “구월농산물도매시장은 남촌농산물도매시장의 첫 경매와 함께 사라져 인천의 한 역사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김민기자

[인터뷰] 김상섭 인천시 일자리경제본부장 “농·축·수산물 원스톱 쇼핑”

김상섭 인천시 일자리경제본부장은 2일 “이제 인천시민 모두가 남촌농산물도매시장에서 농산물·축산물·수산물까지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남촌농산물도매시장과 지난 2월 28일 폐쇄한 구월농산물도매시장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주차 공간을 꼽았다. 구월농산물도매시장의 주차 공간 부족 문제는 구월농산물도매시장 이용객들이 겪던 가장 큰 불편 사항이다. 시는 남촌농산물도매시장을 건립하면서 주차 공간 확보를 최우선으로 했다.

그는 “남촌농산물도매시장의 주차장은 종전 구월농산물도매시장보다 면수를 3배가량 늘려 이용객의 주차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했다”고 했다.

김 본부장은 시장통이라는 종전 이미지를 벗어던진 남촌농산물도매시장이 전국의 농산물도매시장과 다르게 ‘농식품 복합타운’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농식품 복합타운으로 조성하려 도매시장의 옥상면적 중 일부에 도시농업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특히 김 본부장은 인천시민이 남촌농산물도매시장을 이용하면서 체감할 수 있는 장점으로 쾌적하고 편리한 환경을 강조했다. 그는 “모든 야채와 청과의 식물성 잔재물을 비료화하는 시설을 갖춘 데다, 처리 시설을 모두 지하에 설치했다”며 “이제 구월농산물도매시장이 겪던 악취 관련 민원 등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특히 시내버스 1개 노선(27번)을 내부까지 경유하도록 해 시민이 좀 더 편하게 남촌농산물도매시장을 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김 본부장은 “시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안테나숍을 설치, 지역 내 향토 우수제품 구매 가능하고 다양한 프로그램 및 체험·관광 등도 참여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외에도 경매 등 유통경로를 확인·견학하는 소통 공간을 확보한 점도 남촌농산물도매시장만의 장점”이라고 했다.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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