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대한민국의 새로운 브랜드

느닷없이 한국이 전 세계의 조명을 받고 있다. 희생정신으로 무장하여 대구로 향하는 자원봉사 의료진들, 서로 격려하는 응원 메시지와 기부행렬, 자가격리하는 시민들, 대형마트에서 사재기하는 다른 나라와 달리 차분히 대처하는 국민들. 코로나 바이러스가 여러 대륙으로 퍼지면서 검사를 무료로, 빠르게 해주는 한국이 제일 안전한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

바이러스 위기 속에 의료시스템과 시민의식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브랜드 파워가 되고 있다.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검사방식인 ‘드라이버 스루’는 찬사를 받지 않을 수 없다. 경기도는 선제적이었고 모범적이었다. 긴박한 시점에 신속하였다. 세계 속의 경기도가 초유의 시기에 위기대응능력을 확연히 보여주었다. 미국과 유럽의 여러 나라가 자존심을 뒤로하고 배우려 한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나라가 진정한 강국이다. 선도하는 나라가 선진국이고, 차분히 대처하는 국민이 1등 시민이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선진 문턱을 넘어서고 있다. 선진 시민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국에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메디케어 개혁안을 제시한다. 의료체계 개선이 어렵다는 반증이다. 보편적 의료보험 도입 이슈가 금년 미 대선 후보들의 이슈 중 하나다. 고가의 의료비 때문에 바이러스 검진 자체도 어렵다고 한다. 유럽의 대다수 국가도 마찬가지다. ‘코로나 19’가 확산하지만 한국만큼 체계적인 검사와 격리, 치료가 이뤄지고 있는 나라는 없어 보인다. 우리나라의 효율적인 의료 체계가 돋보인다. K-팝, K-무비와 함께 K-메디케어가 일로 확산하고 있다. 소프트 파워의 중요성이 점고하고 국제협조주의가 강력히 요청되는 이 시대에 대한민국은 새로운 이미지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속에 경기도가 있다.

지금 당장은 시민들의 생업부터 국가 경제까지 힘들지만 위기의 시간을 잘 넘기면 또 다른 희망이 다가올 것이다. 과거 경제, 금융위기도 최선의 구조조정으로 극복하였고, 지난 몇 년의 어려운 국면에 개혁과 혁신을 거듭해 왔다. 고통과 노력 끝에 내구력이 강해졌고, 시스템은 정비되고 있고, 안정감은 고양되고 있다. 한국보다 쇄신의지가 강한 나라는 없다. 그래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전임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에 수차례 찬사를 던진 것은 단순한 인사치레가 아니었다. 제대로 느꼈기 때문이다. 한국의 매력과 한국민의 투지를 확실히 체득하였기 때문이다.

위기를 겪으면 진면목을 알 수 있다. 재난이 닥치면 시민들의 수준도, 국가의 격도 드러난다. 한반도 주변국들이 나름의 자부심으로 고개를 쳐들고 있었다. 유엔 안보리의 상임이사국은 군사력의 경성권력으로, G-7의 다른 나라는 경제력의 하드 파워로 국가 브랜드 파워를 자랑해 왔다. 화려하지 않았던 한국은 절치부심하면서 소프트 파워를 키워 왔다. 수십 년간 함양해 온 연성권력이 이제야 제대로 비춰지고 있다.

선진국인줄 알았는데 큰 제전을 앞둔 눈앞의 이익에 기속되어 투명하지 않다고 비난받는다. 대국으로 생각했는데 은폐의 장막에 진실이 가려져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평가되고 있다. 중견국으로 알려진 대한민국은 오히려 선제적이고 모범적인 나라로 회자되고 있다. 절제와 온정, 그리고 일치단합 속에 투명하고 정직한 대한민국이 조용히 빛나고 있다. 먼저 위난을 겪어서 오히려 잘 헤쳐나가면 세계를 이끄는 나라가 된다. 한국민이 지금 그것을 해 내는 것이다.

아놀드 토인비를 원용해야 할 때다. 도전에 제대로 응전하는 나라가 전략국가가 되고 결국 강국이 된다. 국토 면적보다 훨씬 중요한 한 나라의 정신성(The spirit)이 모든 것을 결정짓는다.

최승현 경기도 국제관계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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