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수종사의 봄

강물은 운길산까지 따라와 출렁이고

눈 들어 바라보면 덧니 같은 낮달 하나

물길 튼 가슴속에도 봄 강물이 흐른다

가쁜 설렘으로 내려다보는 두물머리

아무 말 하지 않아도 말하는 눈빛처럼

풍경은 참 맑은 울림 바람결에 그윽하다

느티나무 여린 잎에 햇살 내려 반짝이면

마음속 해탈의 문 여는 깊은 저 종소리

여울목 계곡물처럼 피안으로 깊어진다

진순분

수원 출생. 1991년 ≪문학예술≫ 시부문 신인상, ≪한국시조≫ 신인상 당선. 시집 『안개꽃 은유』, 『시간의 세포』, 『바람의 뼈를 읽다』, 현대시조100인선 『블루 마운틴』, 『돌아보면 다 꽃입니다』, 『익명의 첫 숨』. 시조시학상 본상, 한국시학상, 수원문학작품상, 나혜석문학상, 경기도문학상 본상, 올해의시조집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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