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농업작업 안전 예방,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계절의 여왕 5월이다. 그러나 2020년 5월은 여느 때와 다르다. 코로나19가 팬데믹이 되면서 전 세계가 자국민의 안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5월 들어 확진자가 현저히 줄면서 생활방역으로 전환됐다. 이러한 결과는 정부의 투명한 정책과 전 국민의 예방 수칙 실천으로 얻은 ‘안전’이라는 대가이다. 이제 모든 생활에서 안전은 삶의 질과 상통한다.

5월 20일은 24절기 중 8번째 절기인 소만(小滿)이다. 소만은 본격적인 농사의 시작을 말한다. ‘오뉴월 하루 놀면 동지섣달 열흘 굶는다’는 속담이 있듯 농촌에서의 5월은 정말 바쁘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외국인 일손까지 구하기 어려워 농업인들의 농사일은 가중되고 있다. 우리 농업은 논농사 99%가 기계화되었지만, 밭농사는 기계화율이 60.2%로 농부의 노동력에 의존한다. 쪼그려 앉아서 하는 열악한 작업자세와 미세먼지 등의 주변환경으로 농업인의 10명 중 8명이 농부증이라는 직업병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중 여성이 남성보다 2배 더 많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농업분야 재해율이 전체 산업 재해율에 비해 약 1.5~2배 높게 나타났으며, 농촌진흥청은 농업작업 관련 질병 유병률이 평균 5%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농업인의 안전하고 건강한 농업작업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난 2015년 1월 농어업인의 안전보험 및 안전재해예방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으며, 이에 앞서 2012년에 농업인안전보험 및 농기계종합보험도 도입됐다.

이에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한 연구와 안전교육, 예방사업을 전개해 오고 있다. 지역 농산물 생산 관련 작업에 의해 농업인에게 발생할 수 있는 근골격계 질환과 농장의 위험요소를 파악해 차단하는 ‘참여형 농업작업 환경개선 활동’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경기도농업기술원은 농촌진흥청, 농업안전보건센터(의료기관)와 연계해 농업인의 주요 질환조사를 통한 원인규명으로 예방매뉴얼을 개발, 보급하고 있다.

아직도 농업작업 안전재해 예방에 대한 농업인들의 인식 부족으로 실천율이 저조하고, 농업인들의 질병에 대한 연구와 조사는 꾸준히 이뤄지고 있으나 지역 의료서비스에의 적용 확산은 미비한 실정이다. 그나마 2021년부터 여성농업인에게 유병률이 높은 질환(근골격계 질환 등)에 대한 건강검진이 이뤄지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농업인의 농업작업 안전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농업인 특성을 감안한 장비 개발과 안전관련 개인보호구 및 편이 장비를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계속 해야 할 과제로 남는다.

그동안 농업작업 안전은 수량증대, 소득향상에 가려져 등한시되었으나 이제는 우선순위로 안전사고 방지와 농부증 예방에 주안점을 두어야 할 시기이다. 황사와 미세먼지, 농약 분진에 나를 보호하기 위한 방제복, 마스크 등 개인보호구부터 착용하는 것이 농업작업으로부터 안전을 지키는 예방의 첫 걸음이다.

이영수 경기도농업기술원 농촌자원과 생활기술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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