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을 위한 국내 유일의 전문대학으로 출범한 한국복지대학교가 한경대학교와 통합을 추진하는 것을 놓고 당초 학교설립 목적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일 국립 한국복지대학교(3년제ㆍ평택시 소재)와 국립 한경대학교(4년제ㆍ안성시 소재)에 따르면 양 대학은 지난해 4월15일 ‘통합추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통합에 본격 착수했다.
이어 양 대학 통합기획위원회와 통합실무위원회는 이날 각 대학의 전 교직원을 대상으로 통합에 대한 찬ㆍ반투표를 시작했다. 한국복지대의 경우 20일 하루 동안, 한경대는 오는 25일까지 온라인으로 투표를 진행한다. 투표 결과는 양 대학이 공동으로 발표하고, 찬성표가 더 많으면 오는 27일 교육부에 통합신청서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양 대학의 통합이 한국복지대의 설립 목적에 역행한다며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복지대가 장애인에게 고등교육 수준으로 직업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설립됐기 때문에 일반 4년제인 한경대와의 통합은 당초 설립취지를 훼손한다는 이유에서다. 또 장애인을 입학 정원의 30%까지 선발하도록하는 등 한국복지대가 그동안 사회적 약자에게 제공해 왔던 교육의 기회들이 박탈되는 등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평택지역에서 장애인 관련 기관에 종사하고 있는 A씨는 “두 대학의 통합은 사실상 한국복지대가 흡수되는 것”이라며 “한국복지대학교가 설립 목적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외형적으로 몸집만 키우는 대학 간 통합보다는 특성화 대학으로서 더 전문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복지대 관계자는 “대학교와 대학원에서 교육받기를 희망하는 장애인학생들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데 현재의 전문대학으로는 해소할 수 없어서 한경대학교와 통합하려는 것”이라면서 “통합이 오히려 학교 본래 목적을 달성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평택=최해영ㆍ박명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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