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한 대가 아파트 주차장 입구를 막은 작은 사건이 점점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이해할 수 없는 경찰의 태도 때문이다.
지난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와 진짜 우리아파트에도 이런 쓰레기가 있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오토바이 한 대가 '입주자 전용'이라고 적힌 아파트 지하주차장 입구의 정 중앙을 막고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함께 공개됐다.
글쓴이는 "저희 단지 입주민만 지하주차장 입차가 가능하고 방문객은 경비실을 경유해 방문증 발급 후 지상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며 "어제 시끄러워서 보니 경비반장님보다 한참 어린 놈이 지하주차장 안들여 보내준다고 욕을 하고 소리를 지르고 있더라"라고 전했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막무가내로 주차하겠다고 말하고는 끝내 그대로 자리를 떠났고, 현장에 있던 입주민들은 항의하고 신고한다며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결국 해당 관리사무소 측은 업무방해 및 모욕으로 오토바이 운전자를 고소하기로 했다.
이후 관리소장은 진정서를 작성해 경찰서를 방문했다. 조사가 시작되면 그 오토바이 운전자는 법에 따라 응당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예상치 못한 벽에 부딪혔다. 바로 경찰의 사건에 대한 태도였다. 결론은 점점 예상을 뛰어넘기 시작했다.
경찰은 우선 경비원 모욕행위와 관련해 목격자 진술서를 요구했다. 또 오토바이가 출입구를 막은 행위는 업무방해가 아니며 일반 교통방해죄 적용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경찰은 다시 말을 바꿨고, 작은 경차 한 대가 오토바이 옆을 힘겹게 통과하자 교통방해죄 적용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글쓴이는 "경찰은 신고를 받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다. 그래도 경비반장님과 관리사무소에 힘 모아 드리기 위해 응원도 계속된다"며 "이 말은 꼭 해야겠다. 경찰은 피해자에게만 엄중한 법 잣대 들이대지 말고 가해자 엄중처벌에 입각해 사건 처리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가해자인 오토바이 운전자를 향해 "혼내주기 전에 나타나 진정성 있는 사과 해라"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가해자분 어서 경비원과 직원분께 진심으로 사과하셨으면 좋겠다" "내가 저 아파트 입주민이었으면 벌써 테러했다" "로마에 갔으면 로마법을 따라야지" 등의 반응을 보이며 글쓴이의 분노에 깊이 공감했다.
다른 누리꾼들은 "경찰들 일하기 귀찮아서 그래요. 대충 무마해야 자기들 할 일이 줄어드니까" "대체 경찰들 뭔 생각인지" "역시 실망시키지 않네" "경찰 진짜 열받네" "가해자 보호하나?" 등 안일하게 대처한 경찰에게 비판 수위를 높여가며 거친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장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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