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등굣길 설렘 반 걱정 반… “반갑다, 얘들아”

80일 만에 학교 문 열리고 순차적 등교
열화상 카메라·1m 거리두기 스티커 등
교육현장 감염예방 위해 ‘만반의 준비’

초등학교 1, 2학년생의 등교 수업이 열린 수원 선일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등교 및 수업을 받고 있다. 경기일보DB
초등학교 1, 2학년생의 등교 수업이 열린 수원 선일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등교 및 수업을 받고 있다. 경기일보DB

“반가워요, 어서 와요, 오랜만이에요, 많이 컸네요……” 코로나19 확산으로 굳게 닫혔던 학교 문이 80일 만인 지난 5월20일 열렸다. 코로나19 방역 체계가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됨에 따라 지난달 20일 고3 학생들의 등교 수업을 시작으로 5월27일은 고2, 중3, 초1~2, 6월 3일은 고1, 중2, 초3~4, 6월8일은 중1, 초5~6학년이 등교 개학을 계획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학교 안 밀집도 최소화를 위해 △학년학급별 시차 등교 △원격수업과 등교수업 병행 운영 △수업시간 탄력적 운영 등의 방안을 마련했다. 겨울, 봄을 지나 굳게 잠겨 있던 학교 정문이 활짝 열리고 마스크를 눈 밑까지 착용한 학생들이 등교를 시작하면서 일선 학교 현장은 방역 작업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열화상 카메라 관찰, 체온 측정, 학생 간격 및 질서 유지 등 코로나19가 바꾼 등교 풍경을 정리해봤다.

■ 파주 금화초, 등굣길 축하 현수막·포토존 설치

파주 금화초등학교(교장 이현순)는 5월27일 전 교직원이 함께 첫 등교하는 1, 2학년 학생들을 위해 훈훈한 아침 등굣길 학생 맞이를 했다.

2020학년도 신입 1학년 학생들을 위해 축하와 응원을 담은 현수막 및 포토존을 설치했고, 2~6학년 학생들을 위한 환영 메시지 배너 설치, 교직원 아침 학생맞이 행사 등을 준비했다. 특히 처음으로 등교하는 1, 2학년 학생들을 위해 아침 등굣길에 전교직원이 학생들과 환영 인사를 나눴다. 이날 등교한 학생들은 교실에서 오전 수업과 급식을 마친 후 학교했다. 3~6학년 긴급돌봄이 필요한 학생들도 등교해 원격수업을 듣고 급식을 먹었다.

최근 코로나19가 지역사회로 전파돼 학생들과 학부모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금화초등학교는 학급과 학교 내 학생밀집도를 최소화하기 위해 학급 내 학생 격일제 또는 주 1회 등교하는 방법으로 학사일정을 운영한다. 또한 코로나19 감염예방과 안전한 등교수업을 위해 교실안 자리띄우기, 개인별 임시 가림막 설치, 쉬는 시간과 화장실 이용 시 학생 거리두기 실천 위한 바닥 스티커 등 학생 눈높이를 맞춰 다양한 감염예방 대책을 마련했다.

이현순 교장은 “코로나19로 우리 학생들이 직접 뛰어다니며 다함께 어울려 놀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등교하는 즐거움과 행복을 줄 수 있는 학교생활이 되도록 모든 선생님들이 다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김포 사우초, 주 1회 등교수업… 교직원 모의 훈련 실시

김포 사우초등학교(교장 강준희)는 사전 철저한 방역 및 모의 훈련을 마친 후 5월27일 학교 정문을 활짝 열고 학생들을 맞이했다. 이날 마스크를 착용한 채 오랜만에 학교에 등교한 학생들은 눈에 기대감과 설렘이 가득했다. 노랑 등굣길 안내선, 열화상 카메라 등 사뭇 달라진 학교 풍경을 보며 개인의 안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첫 등교수업이 진행된 이날의 1교시는 감염병 예방을 위해 학생들이 꼭 지켜야 할 손 씻기 방법을 포함한 생활규칙 알아보기였다. 학생들은 모둠 자리 구성이 아닌 개별 책상에 띄엄띄엄 앉아 안전 거리를 확보한 상태에서 선생님의 시범을 보고 따라 하도록 했다.

오랜만에 등교한 학생들은 “학교 갈 생각에 잠이 안 왔다”, “친구와 놀지는 못 해도 얼굴을 봐서 정말 좋다”며 등교 수업 첫날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강준희 교장은 “학년별 순차 등교에 앞서 전 교직원이 ‘코로나19 대응 학교 감염 예방 관리를 위한 모의훈련’을 실시했다”며 “학생의 안전한 등교수업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철저하게 했다”고 밝혔다.

■ 화성 아인초, 마을공동체와 협력… 안전한 등굣길 지원

화성 아인초등학교(교장 곽영희)는 5월27일 학생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학교생활의 첫걸음을 뗄 수 있도록 전 교직원이 교문에서 손과 피켓을 흔들며 등교하는 학생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등교 개학 전 학생들의 안전한 등굣길을 위해 학교 측은 학구 내 아파트 세 곳의 관리사무소를 직접 방문, 학년 군별 등교 시간에 아파트 앞 횡단보도에서 관리사무소 교통안전 지도 협조를 의뢰했다. 그 결과 녹색어머니회, 관리사무소, 교직원의 협조로 모든 학생이 안전하게 등교할 수 있게 됐다. 또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출입구에 열화상 카메라 2대 설치, 방역물품 확보, 교내외 생활 속 거리 두기 표식 및 감염 예방 홍보물부착, 전체소독, 등교 전 학부모 협조 사항 안내 등 전 교직원이 적극적으로 방역을 하며 등교 개학을 준비했다.

이날 각 교실에서는 6학년 학생이 신입생을 위해 직접 제작한 영상으로 선배들의 환영과 학교생활에 대한 눈높이 안내를 받았다. 아인초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은 피켓 속에 쓰인 ‘얘들아, 어서 와. 오늘부터 1일’, ‘첫 등교를 축하해요’ 등의 문구와 친절하게 학생들을 챙기는 교직원들의 모습을 보며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곽영희 교장은 “코로나19에 대한 걱정은 여전하지만 슬기롭게 극복해 일상 속의 행복한 학교생활을 빨리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안성 죽산중, 손수 제작한 손 소독제·학습꾸러미 준비

안성 죽산중학교(교장 송상섭)는 5월27일 오전 중학교 3학년 등교 맞이 행사 일환으로 환영 인사를 담은 현수막을 걸고, 온라인 참여를 통해 공모한 ‘코로나/죽산중’ 3행시 게시물을 만들어 현관 입구에 게시했다. 또 손 소독제와 공동물품 사용을 방지하기 위한 개인용 학습꾸러미를 준비, 등교하는 학생에게 하나씩 건네며 환영의 인사말을 전했다.

송상섭 교장은 “학생들이 건강하게 등교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 기쁘고 앞으로 죽산중학교는 교직원들이 힘을 모아 학생들의 안전과 코로나19 방역 대응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며 “이 힘든 시기를 죽산 교육가족 모두가 함께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학생들은 “등굣길에 친구들과 선생님을 보니 설레고 반가웠다. 오랜만에 등교하게 돼 어색하지만 학교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다. 다른 학년도 무사히 등교하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죽산중학교는 교문에서 발열 체크 후 실내 입장이 가능하도록 발열 체크 데스크를 설치했고 각 학년별 전용 출입구 및 동선을 별도로 지정했으며, 학생들이 안전거리를 준수할 수 있도록 1m 거리두기 스티커를 바닥에 붙여 개인별 동시 접촉을 최소화했다.

강현숙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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