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이상 저온현상으로 경기지역 과수농가들이 극심한 냉해를 입은(본보 4월 8일자 6면) 가운데 ‘착과수 감소 우려’가 현실화됐다. 특히 배는 도내 최대 산지인 안성지역이 큰 타격을 받으면서 40%에 가까운 봉지수 감소율을 보였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농업관측보고서를 11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선 올해 배 착과수는 4월에 발생한 저온현상 탓에 평년보다 크게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ㆍ강원지역 착과수를 보면 전년보다 줄은 농가는 92.5%에 달한 반면, 비슷하다는 농가는 6.1%, 증가한 농가는 1.4%에 그쳤다.
착과수가 감소하면서 올해 배 봉지수 역시 급감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국적으로 배 봉지수가 3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기ㆍ강원지역은 43%가 줄면서 전국에서 가장 큰 감소율을 보였다. 이는 안성과 남양주 지역이 올해 극심한 냉해를 입은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냉해를 입은 도내 배 재배 농가는 11개 시ㆍ군 1천228곳으로, 시ㆍ군별 피해 면적은 안성시 905㏊, 남양주시 320㏊, 이천시 125㏊ 등이다.
이런 가운데 냉해의 영향으로 기형과 발생률 역시 평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향후 수확기 상품화 비율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사과 역시 냉해로 생육 상태가 좋지 않아 착과수가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올해 경기ㆍ강원지역 사과농가 저온피해 발생률은 27%다. 착과수는 전년보다 9% 감소했다. 사과 품종별로 보면 후지와 홍로의 착과수가 전년 대비 각각 11%와 9% 줄어 다른 품종에 비해 감소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복숭아 역시 개화기 저온피해로 평년보다 생육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ㆍ강원지역 저온피해 발생률은 6.8%로, 착과수는 지난해보다 5% 감소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올해 저온 영향으로 경기ㆍ강원을 비롯한 북부지역에 피해가 크게 발생했다”며 “최근 5년 들어 가장 큰 냉해 피해로 사과, 배 등 착과량이 현저히 줄면서 추후 가격 역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기도 조사 결과 올해 냉해를 입은 과수 재배지 면적은 배 1천477㏊, 복숭아 60㏊, 사과 19㏊, 자두 5㏊ 등 1천561㏊로 집계됐다. 특히 다른 과일에 비해 개화 시기가 빠른 배의 피해 면적은 도내 전체 재배 면적 2천370㏊의 62%에 달했다. 김태희ㆍ손원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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