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가 코로나19 마스크 등을 구매하면서 방역용품과 상관없는 지역 광고기획업체와 수억대 수의계약을 체결한 가운데(본보 11일자 10면), 제품출처와 성분 등도 확인하지 않은 채 구매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담당 부서가 중국산 덴탈 마스크의 제조회사는 물론 제품 출처, 원료 성분, 수입경로 등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화성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2월6일 재난안전기금을 활용, 지역 광고기획업체인 A사와 덴탈마스크와 손세정제 등 구입을 위한 수의계약(2억2천400여만원)을 체결했다. 이후 이 업체는 화성시에 중국산 1회용 덴탈마스크와 국산 손세정제 등을 납품했다. 수의계약일은 정부의 ‘보건용 마스크, 손소독제 매점매석행위 금지고시’가 시행된 다음날이다. 이 때문에 화성시가 납품받은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이 정부의 행위금지 고시로 인해 갑자기 시장에 풀린 제품일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화성시 담당 공무원들은 A와 계약을 맺을 당시는 물론 현재까지 구입한 덴탈마스크가 중국 어느 회사 제품인지, 어떻게 수입됐는지 등에 대해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마스크 제조나 수입, 도소매와 전혀 상관없는 광고기획업체와 마스크 등 구입을 계약하면서 기본적인 제품정보도 확인하지 못한 것이다. 이후 시청 내 다른 부서가 마스크를 수의계약하면서 마스크의 크기와 식약처 허가 여부, 본체 및 필터 구조, 중금속 및 미세입자 여과효율 등까지 꼼꼼히 따져 구입한 것과는 차이를 보인다.
아울러 A사는 애초 납품 예정 덴털마스크 중 상당수를 국내 제품으로 납품키로 시와 최초 협의했지만, 물량확보에 실패, 중국산을 납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사 관계자는 “지인이 마스크를 갖고 있었기에 화성시에 납품했다. 국산 마스크 공급을 추진했던 건 맞지만, 물량이 워낙 많아 단가를 낮춰 수입산으로 대체했다”며 “시를 도와주자는 차원에서 한 일이지 많은 이득을 본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화성시 관계자는 “계약 당시는 마스크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로 제품 제조사나 수입경로 등까지 따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며 “현재까지 제품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으며 계약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화성=박수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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