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지도자 안재홍 선생이 쓴 1920년대 기사 게재 '시대일보' 원본

안재홍 선생의 기사가 실린 시대일보. 민세안재홍기념사업회 제공

평택지역 출신 민족지도자 안재홍 선생의 조선인의 비참한 현실을 비판한 기사가 실린 신문이 최근 서울 한 고서점에서 발굴됐다.

‘餓死(아사)ㆍ押送(압송)ㆍ增死(증사)’라는 제목으로 시대일보에 게재된 기사는 고(故) 천관우 선생이 정리한 <안재홍선집 1권>(1981년 출간)에 실려 있으나, 기사로 게재된 신문이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5일 민세안재홍기념사업회(회장 강지원ㆍ기념사업회)에 따르면 최근 서울에 소재한 한 고서점에서 발견된 시대일보 1924년 7월3일자 2면에서 안재홍 선생이 쓴 ‘餓死ㆍ押送ㆍ增死’ 기사를 확인했다.

이 기사는 당시 굶주리는 조선 민중의 고난과 일제의 강압통치로 인한 조선인의 체포, 구금, 압송, 처형의 비참한 현실, 일제가 독립운동을 차단하기 위해 국경지역에 사단병력 증설에 대한 비판이 담겨있다.

기념사업회는 이번에 발굴된 자료를 고덕신도시 안재홍 선생 생가 인근에 설립되는 안재홍기념관의 전시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황우갑 기념사업회 사무국장은 “민세 선생은 이 시기 글에서 순도자(殉道子)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했다. 앞으로도 분야별로 민세 선생에 대한 자료수집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자신의 호를 ‘민세(民世ㆍ민중의 세상)라고 붙인 안재홍 선생은 1891년 현 평택시 고덕면 두릉리에서 태어나 1950년 한국전쟁 중 납북돼 1965년 3월1일 평양에서 생을 마감했다. 1919년 11월 대한민국 청년외교단 사건으로 대구 감옥에서 1차 옥고를 치르고 1922년 6월 출옥한 이후 1924년 3월 최남선이 창간한 시대일보에 정치부장 겸 논설기자로 참여했다. 당시 시대일보는 조선일보, 동아일보와 함께 국내 3대 언론사로 꼽혔다.

특히, 민세 선생은 월남 이상재 선생을 사장으로 신석우가 혁신 조선일보를 경영할 때 이사 겸 주필로 초빙돼 본격적인 언론활동을 펼쳤다. 신간회운동 주도를 비롯해 독립운동가, 신민족주의론을 주창한 정치사상가 등으로도 활약했다. 해방 후에는 남조선과도정부 민정장관 등을 역임했다.

안재홍 선생의 기사가 실린 시대일보. 민세안재홍기념사업회 제공

평택=최해영ㆍ박명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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