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모란시장 사거리에서 모란 5일장터(중원구 성남동 4929)를 거쳐 탄천로를 잇는 둔촌대로 일부 구간.
왕복 6차선인 이 도로를 타고 탄천로로 향하다 보면 ‘좌우로 이중 굽은 도로’ 표지판이 눈에 들어온다. 표지판대로 도로는 이중으로 굽어 있고, 지하차도처럼 경사도가 낮아져 맞은 편 차량이 쉽게 눈에 띄질 않는다. 차선마저 왕복 2차선으로 감소, 도로 사정을 모르는 운전자는 브레이크를 밟는 게 부지기수다. 대원천을 덮은 콘크리트 구조물(복개박스)이 노면보다 약 1.2m 돌출됐다. 이 복개박스 위로 높이 3m 이상의 차량이 지나가면 제1수도권외곽순환도로(순환도로) 상판에 부딪친다. 복개박스 옆으로 지하차도처럼 도로가 뚫린 것도 이 때문이다.
복개박스 역사는 3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성남시는 지난 1990년부터 7년간 도심 차량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자 대원천변 도로(중원구 상대원동~하대원동~탄천로) 복개공사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복개박스와 함께 총 길이 5.8㎞ 둔촌대로가 개설됐다.
다른 구간은 이 사업으로 차선이 최대 왕복 10차선으로 늘었지만 지난 1997년 완공된 이 구간 450여m만은 왕복 2차선이다. 차량이 달리는 다른 구간과 달리 이곳 복개박스 위에는 222면의 대원천 공영주차장과 이동식 도축장 부지 등이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 탓에 탄천로 합류 지점은 도로가 Y자 형태로 돼 있어 운전자들은 불만을 쏟아낸다.
운전자 A씨는 “이 구간은 순환도로보다 6년 뒤에 완공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도로가 왜 이렇게 설계됐느냐”며 “탄천로 합류 지점에서 Y자 형태에 헷갈린 운전자가 역주행할 뻔한 모습을 보기도 한다. 병목현상은 물론 교통사고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지난 2018년 초 여수공공주택지구 완공으로 인구 2천여명이 유입되고 근처 모란5일장으로 하루 최대 2만3천여명이 몰리는 등 교통 수요마저 늘어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성남시 관계자는 “30여 년 전 추진했던 사업이기에 왜 이렇게 설계됐는지는 알 수 없다. 문제의 구간으로 인해 둔촌대로 일부 기능이 상실한 건 사실”이라며 “방법은 순환도로를 들어 올리는 것밖에 없으나 이는 예산이 만만치 않다. 차량 유도봉 등 교통안전을 확보하는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성남=문민석ㆍ이정민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