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60년 이상을 이곳에서 살았지만, 이렇게 산사태로 난리가 난 적은 처음입니다, 뒷산 사방에서 산사태가 8곳이 발생, 마을 한가운데 등 곳곳에서 토사와 물벼락이 함께 덮쳐 아찔했습니다.”
이천시 호법면 매곡1리. 이곳에서 만난 남기종 이장(65)은 물벼락을 맞은 이틀간의 심정을 이처럼 밝혔다.
이곳에는 이틀 동안 400여㎜의 폭우가 내려 이재민 10여가구가 발생했다.
주민 A씨(64)는 집 바로 옆의 폐축사에 토사가 덮쳐 일부 무너진 현장에서 외지에 있던 아들괴 조카 등 식구들이 함께 구슬땀을 흘리며 열심히 흙을 밖으로 퍼내고 있었다. 주민들은 포크레인 등으로 수로의 토사를 퍼내고 집 앞의 흙을 치우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A씨는 “물난리로 인해 다른 자원봉사자가 오기 전에 가족들끼리 빨리 주변을 정리하기 위해 아들 등을 내려오라고 했다”며 “산사태로 무너진 계곡이 많은데다 앞으로 비가 더 온다는 소식에 걱정돼 불안하다”고 말했다.
마정면 해월리 30여가구가 살고 있는 솔모루 주택단지에는 뒷산에서 토사가 흘러 내렸다. 이에 이천시향토협의회와 이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마장여성의용소방대 등 30여명이 흙을 퍼내고 있었다. 일부는 마대자루에 흙을 담아 토사 유출을 막기 위해 옹벽을 쌓는 등 자원봉사를 펼치고 있었다.
이재환 향토협의회 사무국장은 “현장에 도착해 보니 참으로 안타까웠다, 주민들이 물벼락이 쏟아지는 동안 얼마나 불안했을까 생각하면 마음 한구석이 찡했다”며 “주민들이 다음부터는 이런 불안감이 없도록 조치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천=김정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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