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말의 세계에 감금된 것들’ 국보법 온라인 전시

말의세계에감금된것들. 포스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오는 25일부터 민주인권기념관(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국가보안법을 주제로 한 전시 ‘말의 세계에 감금된 것들’을 개최한다.

올해로 제정 72주년을 맞은 국가보안법 폐지 캠페인을 위해 ‘국가보안법을 박물관으로’ 전시회 추진위원회(추진위)가 꾸려졌다. 추진위는 활동가와 예술가, 기록가, 연구가, 변호사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면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와 공동으로 개최한다.

한달 동안 개최되는 전시회는 국가보안법과 국가폭력의 상징적 장소인 민주인권기념관에 설치된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라 기념관의 잠정 휴관으로 온라인 전시로 전환, 개막할 예정이다.

전시내용은 ‘국가보안법 연대기’와 ‘여성서사로 본 국가보안법’ 등으로 나뉜다. 민주인권기념관 4층에 전시되는 ‘국가보안법 연대기’는 국가보안법의 탄생부터 현재까지의 역사적 맥락과 실제 국가보안법 사건기록을 보여준다.

특히 이 자료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사건기록분석팀이 선정한 것들로 대표적 사건을 인포그래픽을 활용해 구성한다.

5층 조사실에서는 전시의 핵심 주제인 ‘여성서사로 본 국가보안법’을 만나볼 수 있다. 국가보안법의 피해를 본 여성 11명의 구술내용을 바탕으로 주요 내용을 다양한 유명인의 목소리로 들려준다.

지금까지 온전히 기록되지 않았던 존재이자 국가보안법 피해자의 가족으로만 위치했던 여성들의 구술을 젠더 관점에서 채록하고 아카이빙해 전시형태로 풀어낼 예정이다.

전시를 위한 목소리 기부에는 배우 문소리ㆍ조민수, 소설가 정세랑ㆍ황정은, 영화감독 김일란ㆍ임순례, 래퍼 슬릭, 가수 요조, 문화평론가 손희정, 세월호참사 희생자 고 김시연 어머니 윤경희, 이상희 변호사 등이 참여했다.

‘여성서사로 본 국가보안법’의 내용은 구술집 전체를 엮은 단행본 ‘말의 세계에 감금된 것들’로도 출판된다(지은이 홍세미, 이호연, 유해정, 박희정, 강곤/사진 정택용/출판사 오월의 봄/출판일 2020년 8월20일).

이와 함께 기념관 야외 중앙정원의 공공미술 작품과 옥상조형물, 1층의 사운드스케이프(음향전시) ‘말의 세계’ 작품도 설치될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기존의 국가보안법 전시가 다양한 예술적 접근을 시도하며 예술작품이나 작가로 주목받았던 데 비해 국가보안법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조명해 국가보안법 폐지 자체에 대한 관객의 이해와 공감을 유도하고자 기획됐다.

전시 개막일인 25일에는 민주인권기념관에서 토크쇼와 전시해설을 겸한 행사가 열린다. 권은비 예술감독과 구술채록 작가 강곤, 구술자 권명희 등이 참여하고 추진위원회 윤희숙이 진행한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지선 이사장이 발언자로 함께 하며 영상은 오후 7시 페이스북과 연분홍 치마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공개된다.

전시기간 매주 토요일마다 부대행사도 마련된다. 첫 번째 행사는 오는 29일 오후 7시 ‘민변과 함께 보는 국가보안법 사건들’이라는 제목으로 온라인에 공개된다. 4층에 전시된 사건을 소개하는 도슨트 겸 토크쇼로, 이번 전시 기획을 위해 사건기록을 분석하는 과정 숨겨진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지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이사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기념관에서 직접 관람객을 만나지 못해 아쉽다”며 “오래 준비한 만큼 많은 분이 전시를 보고 국가보안법 역사와 과정에 소외됐던 이야기들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의왕=임진흥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