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참석한 가운데 영결식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8일 수원시 장안구 이목동 가족 선영에서 영면에 들어갔다. 마지막 배웅 길에는 이재용 부회장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고인의 가족들과 전현직 임원들이 함께했다.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삼성서울병원 암센터 지하 강당에서 열린 영결식은 약 1시간가량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비공개 가족장으로 진행됐다. 오전 8시50분께 장례식장을 나선 운구 행렬은 이 회장의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자택과 이태원동 집무실을 거쳐 생전 이 회장이 깊은 애착을 뒀던 기흥ㆍ화성 반도체 사업장으로 이어졌다. 이 곳에서 직원들과의 마지막 인사를 마치고, 오전 11시55분께 수원시 장안구 이목동 가족 선영에 도착했다.
하얀색 꽃 장식이 달린 검은색 운구 차량이 선산 앞 터널을 지나 모습을 드러내자 뒤이어 유족을 태운 버스 4대가 따라 들어섰다. 운구차량의 유리가 짙게 선팅돼 내부 모습이 자세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차량 조수석에 비스듬히 스며든 햇살에 이 회장의 영정사진이 마지막 모습으로 취재진 앞을 지나갔다.
이어진 장례 절차 역시 유족의 뜻에 따라 삼성 관계자들의 통제 아래 비공개로 진행됐다. 장지는 외부 통제선과 300여m 떨어진 선산에 있어 멀리서나마 장례를 준비하는 유족들의 모습이 간간이 비춰지기도 했다. 한 데 모인 유족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 장례를 진행했다.
엄중한 분위기 속 운구 행렬이 묘역에 다다르자 스님들은 목탁을 두드리기 시작했고, 목탁소리와 함께 검은 상복 차림의 이재용 부회장과 하얀 상복의 이부진 사장이 앞장서 걸어갔다. 나머지 유족과 임직원들도 줄지어 뒤를 따랐다. 유족들은 1시간이 넘도록 장례를 치른 뒤 이 회장과의 작별인사를 마치고 선산을 빠져나갔다.
이 회장은 장례 절차가 끝나고 나서 묘역에 안장돼 영면에 들어갔다.
장지인 수원시 이목동 가족 선영은 수원사업장과 10㎞ 거리에 있는 곳으로 이병철 선대회장의 부모와 조부가 잠든 곳이다.
한편 수원은 반도체 사업을 향한 이건희 회장의 평생 노력과 열망이 깃든 곳이다. 삼성은 현재 삼성디지털시티로 불리는 수원사업장에 1969년 삼성전자공업주식회사를 설립하며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이래 한 차례도 본사 주소지를 바꾸지 않았다.
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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