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13년만에 한강 하구에 개리가 돌아왔다

한강하구 개리

한강하구에서 자취를 감췄던 멸종위기 야생조류인 개리(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가 13년여만에 돌아왔다.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이사장 윤순영)는 지난 2007년부터 한강하구에서 월동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던 개리를 한강하구 농경지에서 관찰했다고 24일 밝혔다.

지난 2006년까지만 해도 김포대교와 오두산 통일전망대 사이 한강하구 사구에서?800여마리가 겨울을 났다. 특히 한강, 임진강, 예성강 등이 조강에서 합류하는 기수역인 김포시 하성면 시암리 습지와 오두산 통일전망대 앞 갯벌은 개리의 주요 월동지였다.

▲ 한강하구 개리2 (1)
한강하구 개리

개리는 지난 2006년부터 개체 수가 점차 줄어들었고 지난 2007년부터는 오두산 통일전망대 앞 갯벌 면적이 줄어 다양한 지형변화가 생기면서 한강하구에서 월동하는 개리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이후 한강하구 파주시 산남습지와 대동리 습지 등지에 300여마리가 잠시 머물고 가고 파주시 교하 출판단지 유수지에서 30여마리가 잠시 머물고 가는 실정이었다.

그러다 지난 2017년부터 한강하구에서 소수의 개체가 관찰되더니 올해는 한강하구와 주변 농경지 등지에서 400여마리의 큰기러기 무리에 섞여 지속적으로 관찰되고 있다. 물가를 좋아하는 개리는 주로 한강사구 내에서 관찰되기 때문에 농경지에서 관찰되는 건 흔하지 않다.

▲ 한강하구 개리2 (2)
한강하구 개리

현재 가금화돼 기르고 있는 거위는 개리를 개량해 만든 종이다. 개리가 거위의 원조인 셈이다. 큰기러기와 생김새가 비슷하나 개리가 큰기러기보다 조금 더 크다. 개리의 암수는 깃털색이 똑같아 구분하기 어렵지만 암컷보다 수컷이 좀 더 크다. 날개길이 41~48㎝, 꽁지길이 11~17㎝ 등이다. 겨울철새로 10월에서 이듬해 4월 사이에 볼 수 있다. 옆머리와 뒷머리·머리꼭대기·뒷이마·뒷목은 붉은 갈색이고, 턱밑은 연한 적갈색, 목·뺨·옆 목은 흰색이다. 미성숙한 개체는 기부에 흰 띠가 없다.? 가슴은 연한 황갈색, 배는 흰색, 날개는 어두운 회갈색 등이다.

윤순영 이사장은 “한강하구의 주변 환경이 훼손되는 상황에서도 개리가 찾아온 건 반가운 일이다. 특히 생물다양성의 보전을 위해 한강하구 배후 농경지는 반드시 보전해야 한다”며 “한강과 농경지는 생물의 서식을 돕는 원천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적으로 남아있는 5만여마리의 개리 가운데 80%가 몽골에서 서식하며 번식한다. 특히 러시아, 중국 등과 접한 몽골 동부 다구르(Daguur) 아이막은 천혜의 개리 서식지로 알려져 있다. 개리는 지난 2012년 5월 31일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 한강하구 개리3
한강하구 개리

김포=양형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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