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갈대습지 내 흙먼지 털이기로 반려견 몸까지… 주민들 눈살

반려견 털 날려, 겨울 철새들에 나쁜 영향 우려 대책 호소

안산시 상록구 사동 안산갈대습지 입구에 설치된 흙먼지털이기. 일부 이용객들이 이를 이용해 반려견의 몸까지 털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재원기자

안산시가 안산갈대습지 입구에 흙먼지 털이기를 설치ㆍ운영하고 있으나 일부 이용객들이 반려견 몸까지 털면서 털이 날려 주민들이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이와 함께 흙먼지 털이기 사용에 따른 소음으로 인근에서 서식 중인 겨울철새들에게 피해를 끼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30일 안산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안산환경재단(재단)은 지난달 25일 1천728만원을 들여 상록구 사동 안산갈대습지 입구에 송풍방식의 흙먼지 털이기 2대(4기)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재단 측은 흙먼지 털이기 설치에 대해 갈대습지 탐방을 위해 방문한 주민들과 방문객들의 옷에 붙어 있을 수 있는 진드기 등 유해 미세곤충 등을 털어 안전을 위해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갈대습지 인근 산책로인 상록오색길 이용객들의 옷과 신발 등에 묻은 흙먼지도 털어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자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반려견을 동반하고 상록오색길에서 산책 등을 즐기는 주민들 가운데 일부가 흙먼지 털이기로 반려견 몸에 붙은 먼지 등을 제거하고 있어 반려견 몸에서 빠진 털이 사방으로 날아 가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반려견에서 빠진 털이 갈대습지를 찾은 겨울 철새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더구나 갈대습지의 동절기 운영시간은 오전 10시에서 오후 4시30분으로 단축 운영하고 있는데도 흙먼지 털이기는 오전 6시에서 오후 7시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흙먼지 털이기 사용에 따른 소음으로 겨울철새들이 편하게 쉴 수 있겠냐고 지적하고 있다.

안산갈대습지를 자주 찾는다는 사동 주민 A씨는 “안산갈대습지 입구에 설치된 흙먼지 털이기로 반려견의 몸을 터는 행위는 자제돼야 한다”며 “특히 흙먼지 털이기가 가동되면서 발생하는 소음에 겨울철새들에게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환경재단 관계자는 “현재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을 우려, 안산갈대습지는 운영하지 않고 있다.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배려한 시설로 겨울철새 서식공간 등을 고려, (흙먼지 털이기는) 저소음 장비를 설치했다”며 “주민들의 입장을 반영, 흙먼지 털이기 주변에 사용시 유의사항을 안내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안산시 갈대습지 입구에 설치된 흙먼지 털이기 시설 모습. 사진=구재원기자
안산시 상록구 사동 안산갈대습지 입구에 설치된 흙먼지털이기. 일부 이용객들이 이를 이용해 반려견의 몸까지 털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재원기자

안산=구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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